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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모한 트럼프에 흔들리는 유럽…"우크라 승리에 미국 지원 필요해"

급변하는 러-우 정세에 '트럼프 탓' 성토전

나토 흔들기에 전쟁 억지력 약화 비판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7일 미국 미시간주 선거 유세 및 캠페인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동맹국에 방위비 증액을 강요하고 미국 우선주의에 경도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어깃장이 세계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그가 재집권할 경우 서방 동맹의 근간인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를 비롯해 한미일 방위 조약 등이 대혼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 속에서 세계 핵전쟁·우주전쟁 등의 위험은 여느 때보다 커진 모습이다. 미 공화당의 반대로 우크라이나 지원 결정이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2년 넘게 이어져 온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긴장감도 재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18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16일부터 이틀간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안보분야 국제회의인 뮌헨안보회의(MSC)에서는 나토 동맹을 위협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특히 이날 러시아 야당 인사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옥중 사망하고 다음날인 17일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동부의 격전지 아우디우카를 완전히 장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거세졌다. 우크라이나에 601억 달러(약 80조원) 지원 등의 내용을 담은 추가 안보 지원 예산안이 공화당의 반대로 수 개월째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서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10일 방위비를 부담하지 않는 나토 동맹국이 침략을 받을 경우 “방어하지 않고 (러시아가) 원하는 것을 하도록 부추길 것”이라는 발언으로 큰 논란을 빚었다. 14일에도 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백악관으로 복귀하면 방위비 지출 목표를 충족하지 못한 나토 회원국을 지켜주지 않을 것”이라고 공세했다. 이미 재선을 한다면 나토를 탈퇴하겠다고 공언하기도 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연일 동맹을 위협하는 발언을 이어가자 나토의 불안감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미국이 동맹에서 빠질 경우 나토가 유지해왔던 전쟁 억지력이 약화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러-우 전쟁도 마찬가지다. 미국의 도움이 없다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동맹국 전반의 관측이다. FT에 따르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캐나다와 유럽 동맹의 수고에 감사하지만 가장 중요한 결정은 미국이 지원 패키지에 동의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에 의존하고 있고 그들의 협조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일 나토를 공격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을 보며 한미일 방위조약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최근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퇴임 직후 “만약 내가 재집권한다면 한국에 매년 주한미군 방위비 수십억 달러를 요구하겠다”고 했던 발언을 토대로 트럼프 재집권 시 한국이 2023년 기준 분담금인 1조 3000억 원 보다 5배 높은 수준의 방위비를 요구할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만족스러운 방위비 증액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주한미군 철수가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트럼프가 일으킨 안보 위협에 대한 해결책은 트럼프의 재집권을 막는 것이겠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오늘 24일 사우스캐롤라이나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도 트럼프 전 대통령의 압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다만 3월 25일부터 시작되는 ‘성추문 입막음’ 의혹에 관한 형사재판 결과 정도만이 질주하는 트럼프의 걸림돌이 될 수 있으리라는 관측 속에 재판의 흐름에 대해서는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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