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준결승전을 앞두고 손흥민(32·토트넘)과 이강인(23·파리생제르망) 사이에서 물리적 충돌이 벌어지고 그 과정에서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되는 등 ‘하극상’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손흥민을 향해 “이런 현실에선 공동체 구성원이 화해하는 법을 익히기 어렵다"며 "갈등을 푸는 모범을 보여줬으면 한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조 교육감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강인 선수와 충돌해 손흥민 선수 손가락이 탈구됐다는 기사를 봤다"며 "우리가 느낀 감동의 이면에는 복잡한 갈등과 상처가 있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이렇게 적었다.
그러면서 조 교육감은 “여전히 저는 스포츠 기사나 정치 기사를 보면서도 학교를 떠올린다. 학교에서 지금 벌어지는 갈등은 머지않아 사회에서 재연되곤 한다”면서 “축구에 대해 잘 모르는 제가 감히 축구대표단 이야기를 하는 것도 실은 학교에 대한 고민을 나누기 위해서다. 축구대표단에서 벌어진 갈등과 우리 학교의 현실이 그대로 겹치는 것은 아니지만 갈등을 대하는 태도와 해법 측면에서 잠시 생각해볼 기회는 된다”고도 했다.
조 교육감은 이어 “‘우리의 캡틴’ 손흥민 선수가 갈등을 푸는 한 모범을 우리 사회와 학교에 보여줬으면 하는 기대가 있다”며 “경기 전날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4강 경기에서 함께 손잡고 최선을 다했던 것처럼, 넓은 품으로 보듬고 화해하여 아름답게 매듭지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조 교육감은 “중요한 것은 승리와 패배 그 자체가 아니며, 승리와 패배 너머를 보는 시선이 더 중요하다”며 “모든 공동체가 평화를 염원하지만, 갈등과 다툼을 피할 수는 없다. 갈등과 다툼을 거친 뒤 화해하고 회복하는 과정이 정말 중요하다”고 했다.
여기에 덧붙여 조 교육감은 “정치권이나 다른 사회적 갈등 현장에서는 갈등이 화해로 풀리기보다, 증폭되는 방향으로 힘이 작동한다"며 "이런 현실에선 다양성을 존중하는 공동체가 유지되기 어렵다. 공동체의 상처를 회복하여 화해로 나아간 한 모범 사례로, 손흥민 선수와 한국 축구 대표단을 서울교육공동체에 소개할 날을 기다린다”고 덧붙였다.
앞서 영국 매체 더선은 지난 14일(현지시간) 카타르 아시안컵 요르단과의 4강전 전날 한국 축구대표팀내 마찰이 빚어졌다고 보도했다.
내용을 보면 당시 이강인 등 젊은 선수들은 탁구를 치기 위해 저녁을 빨리 먹고 자리를 뜨려고 했고, 팀 결속을 다지는 식사 자리를 빨리 떠나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손흥민이 이를 제지했다.
이 과정에서 몸싸움이 벌어져 손흥민의 손가락이 탈구됐다. 결국 손흥민은 손가락 2개를 붕대로 감은 채 요르단전을 치렀다.
이와 관련,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더선의 보도 내용은 대부분 사실”이라며 공식적으로 ‘하극상 논란’을 인정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이강인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글을 올려 “제가 앞장서서 형들의 말을 잘 따랐어야 했는데, 축구 팬들에게 좋지 못한 모습을 보여드리게 돼 죄송스러울 뿐”이라며 “저에게 실망하셨을 많은 분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축구 팬들이 제게 보내준 관심과 기대를 잘 알고 있다. 앞으로는 형들을 도와 보다 더 좋은 선수, 보다 더 좋은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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