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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들 발 동동…“전공의에 책임 떠넘기지 말라” 경고장 날린 의학회

19일 입장문 발표…“수단 가리지 않고 전공의 보호”

빅5 병원(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의 인턴·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한 19일 서울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소아 환자와 보호자들로 붐비고 있다. 대한전공의협의회가 20일 오전 6시부터 진료를 멈추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세브란스 소청과 한 전공의는 "19일 소아청소년과 1∼3년차의 사직서를 일괄적으로 전달하고, 오전 7시부터 파업에 들어간다"고 공개적으로 사의를 밝혔다. 오승현 기자




의대 증원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본격화하며 의료대란이 현실화하는 가운데 대한의학회가 19일 "정부로부터 업무개시명령 등을 받은 전공의들을 적극적으로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의학회는 산하에 194개 회원 학회를 둔 의료계 학술단체다. 대한가정의학회, 대한결핵및호흡기학회, 대한내과학회, 대한마취통증의학회 등 임상진료과별 전문학회가 참여한다.

의학회는 이날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와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관련 성명서'를 통해 "정부가 수련병원에 전공의들의 사직서를 수리하지 말라고 명령하고 강력한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며 "이러한 상황이 자유민주주의 사회에 걸맞은 모습인지 심각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운을 뗐다. 모든 의학교육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급격하고 과도한 의대 증원은 의학교육의 질을 심각하게 훼손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는 데도, 관련 경험이 없는 보건복지부 인사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커녕 의대 증원 규모를 결정한 근거자료를 공개하길 거부하는 행태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다.



이들은 "정부는 전공의 수련제도와 수련기관을 악용해 전공의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중단하라"며 "의학교육의 질이 훼손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하고,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미래를 파괴하지 않는 방안을 마련한 후 의대 증원 정책을 추진하라"고 요구했다. 또 "정부와 의료계가 한발 물러서 함께 협의하며 국민의 불안을 해소하기를 고대한다"면서도 "정부가 이러한 고언을 외면하고 전공의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공의들을 보호하겠다"고 경고 메시지를 날렸다.

이들은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의대 증원은 그동안 어렵게 만든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을 파괴하고 그 피해는 결국 국민이 입게 될 것"이라며 "이공계 인력을 과도하게 의료계로 유입시켜 과학기술의 근간을 훼손하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어둡게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의대 증원 과정에서 벌어진 진통을 극복하고, 더 좋은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으려면 정부가 수련제도와 수련기관을 악용해 전공의들의 권익을 침해하는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는 게 이들 단체의 주문이다.

이들은 정부를 향해 "필수의료 파탄의 원인을 의료계나 의사의 이기심에 돌리지 말고 명확한 재원 확보와 지원을 통해 지속가능한 필수의료 체계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한편 "업무개시명령으로 비정규직 근로자인 전공의들에게 우리나라 필수의료체계 유지의 책임을 떠넘기는 행위를 즉각 중단하고, 의대 증원의 근거로 삼은 보고서와 자료를 공개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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