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옥중 급사와 관련해 유럽연합(EU) 외교장관들이 19일(현지시간) 대응 논의에 들어갔다.
호세프 보렐 EU 외교안보 고위대표는 이날 오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외교장관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회원국들이 (러시아에 대한) 새로운 제재를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나발니의 사망을 기리기 위해 EU의 인권침해 제재 프로그램의 공식 명칭을 ‘나발니 인권침해 제재’로 바꿀 계획도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나발니의 아내 율리아 나발나야도 직접 참석할 예정이다. 보렐 대표는 “나발니의 부인이 직접 회의에 참석해 EU 장관들과 함께 정치적 메시지를 발신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자유롭게 살고자 하는 러시아인들을 계속해서 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독일에서 열린 뮌헨안보회의에 참석했던 나발나야는 회의 도중인 16일 남편의 사망 소식을 접했다. 당시 예정에 없던 연설에 나선 나발나야는 “푸틴과 그 주변의 모든 사람, 푸틴의 친구들, 그의 정부는 우리나라와 내 가족, 내 남편에게 저지른 짓에 대해 책임지게 되리라는 것을 알기 바란다”며 “그날은 곧 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나발니의 부당한 죽음을 알리고 국제 사회 지지를 촉구하기 위해 EU 외교장관회의가 예정된 브뤼셀로 이동했다.
한편 국제 사회의 비난 속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나흘째 침묵을 이어가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발니의 사인을 밝히는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며 “러시아 법에 따라 모든 필요한 조치가 시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발니의 사망 소식을 듣고 푸틴 대통령이 어떻게 반응했느냐는 질문에는 “추가로 말할 것이 없다”고 답했다. 나발니의 시신을 가족에 인계하는 시기에 대해서도 “크렘린궁은 관여하지 않는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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