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장관을 지낸 박진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당의 요구를 수용해 서울 서대문을 출마를 선언했다. 4·10 총선을 앞두고 ‘낙동강 벨트’에 이어 격전지인 수도권에서도 여당의 후보 ‘전략적 재배치’ 작업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박 의원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22대 총선 서대문을 지역에 국민의힘 후보로 출사표를 던지겠다”며 “서울의 4선 중진으로서 총선 승리와 서울 수복을 위해 모든 기득권을 버리고 헌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이제 그 약속을 실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힘들고 어려운 길이 되겠지만, 서대문을 지역의 발전을 위해 주민 여러분만을 바라보며 열심히 뛰겠다”며 “선민후사의 정신으로 헌신과 도전을 시작하겠다”고 다짐했다.
박 의원은 외교부 장관 시절 쿠바와 수교에 결정적 역할을 한 여당 내 대표적인 ‘외교통’으로 꼽힌다. 그는 장관직에서 물러난 뒤 현 지역구인 서울 강남을에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과 함께 공천 신청을 냈다. 다만 ‘내각·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이 양지만 찾는다’는 비판이 일면서 지역구 변경 압박을 받아왔다. 두 사람 역시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는 입장을 내비쳤고, 당 공천관리위원회도 논의 끝에 이들을 수도권 내 다른 지역구로 재배치하기로 결론내렸다.
박 전 장관이 출사표를 낸 서대문을은 17~19대 총선에 이르기까지 고 정두언 전 새누리당(현 국민의힘) 의원이 내리 3선을 한 곳이지만 최근 두 번의 총선에서는 김영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승리해 여당에 ‘신흥 험지’로 평가된다.
앞서 부산·경남(PK) 지역의 여당 중진인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이 지역구 재배치 요청을 받아들여 우선추천을 받았던 전례를 보면, 박 의원도 같은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점쳐진다.
공관위는 이 전 비서관과 함께 박성훈 전 해양수산부 차관의 ‘수도권 재배치’를 검토 중이다. 박 전 차관은 당초 부산진갑 지역구에 공천을 신청했다가 전날 ‘컷오프’ 결정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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