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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L D&I 회사채 충격의 전액 미매각…부동산PF 부실 우려 여파[시그널]

30위권 종합건설사…매수 주문 ‘0’

올 상반기에만 2270억 상환해야

‘자금 경색’ 우려 현실화되나

이달 서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국내 30위권 종합건설회사인 HL D&I가 모집한 회사채에 단 한 기관도 매수 주문을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전액 미매각이 난 것이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인한 건설사 자금난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HL D&I가 1년물로 모집한 회사채 1000억 원에 매수 주문이 한 푼도 들어오지 않았다. HL D&I은 1980년 설립된 건설사로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30위를 차지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 업계에 대한 투심이 살아나지 않은 상황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일 년에 한두 건 정도 전액 미매각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신용등급이 나쁘거나 별개 이슈가 있는 등의 이유가 아니라면 흔한 사례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비우량 신용등급의 채권들도 현재 ‘완판 행진’을 이어나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HL D&I의 전액 미매각 사태는 더 충격이다. HL D&I의 신용등급은 BBB+급으로 같은 등급의 비건설 업종 기업들인 SLL중앙·AJ네트웍스·두산퓨얼셀은 지난달 수요액을 초과한 주문을 받았다.

반면 부동산 신탁사인 한국토지신탁은 신용등급이 A-임에도 회사채 1000억 원 모집에 620억 원이 미달된 38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HL D&I는 이달 23일 710억 원 등 올 상반기에만 회사채 2270억 원을 상환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초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건설 업종은 부동산 PF 리스크 등의 악재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채권시장 등 자금 시장에서 불안이 촉발되는 것을 얼마나 조기에 포착해 잘 대응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라며 “현재 부동산 PF 경색 위기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심각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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