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에 대비해 미국 내 로비 활동을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재미일본대사관은 지난해 로비와 자문 업무를 담당하는 전문 회사 3곳과 새로 계약을 맺었다. 올 11월 대선 후 미국의 정책 동향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번에 추가된 계약 회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과 교류가 깊은 로비 기업 ‘발라드파트너스’, 미 의회의 흑인 의원 연맹과 가까운 ‘더그룹DC’,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연설문 작가들이 세운 ‘웨스트윙라이터스’다.
이 중 발라드파트너스는 대표인 브라이언 발라드가 트럼프와 30년 가까이 교류를 가져온 것으로 유명하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2018년 트럼프 정권에서 가장 강력한 로비스트로 그를 꼽았다. 발라드 대표는 닛케이와의 인터뷰에서 “필요한 돈을 내지 않고 미국이 필요할 때 협력하지 않는다면 트럼프는 각국이 다루고 싶은 의제를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는 최근 일본제철의 미 철강 대기업 US스틸 인수를 둘러싸고 로비 활동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 중이다. 정치권과 전미철강노조(USW)가 반발하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최근 공식 반대 입장을 밝히며 이 문제를 선거 쟁점화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로비 활동 강화로 관련 비용도 늘었다. 미국 조사 사이트 ‘오픈시크릿’에 따르면 일본 정부 관련 미국 내 로비 활동 지출액은 지난해 4934만 달러(약 660억 원)로 전년 대비 13.4% 늘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당선되기 전인 2015년과 비교하면 무려 82.5% 증가한 수치다.
한편 오픈시크릿 통계를 보면 지난해 한국 정부의 미국 로비 지출 비용은 1208만 달러로 전년 대비 55.6%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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