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은 지 약 2년이 지난 현재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전망하는 유럽인은 10%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타협해 전쟁을 끝맺으리라는 의견은 37%로 가장 많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범유럽 싱크탱크 유럽외교협회(ECFR)의 여론조사 결과를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프랑스, 독일 등 유럽연합(EU) 12개 회원국 18세 이상 1만7023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우크라이나가 승리할 것 같다’고 답한 응답자는 10%로 집계됐다.
반면 러시아의 승리로 전쟁이 끝날 것 같다는 대답은 배인 20%를 기록했다. 양국이 타협할 것이라는 전망은 37%로 가장 많았다.
우크라이나의 승리에 가장 낙관적인 나라는 우크라이나와 접경한 폴란드를 비롯해 스웨덴, 포르투갈로 이들 모두 17%에 그쳤다.
그리스와 정부가 친러시아 성향인 헝가리는 러시아가 승리할 것이라는 대답이 각각 30%, 31%로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높았다.
유럽이 우크라이나가 빼앗긴 영토를 되찾도록 지지해야 한다는 의견(31%)보다는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압박해야 한다는 의견(41%)이 많았다.
또 응답자 3명 중 1명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자지구 전쟁에 비해 자국에 영향이 크다고 답했다.
도널드 트럼프의 백악관 복귀 가능성에 대해선 조사 대상 12개국 응답자의 56%가 ‘실망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 집권 하에 미국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중단한다면, EU가 지원을 유지 또는 증가해야 한다는 답은 41%로 집계됐다. 또 33%는 EU가 미국을 따라야 한다고 응답했다.
ECFR은 이 같은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날 ‘전쟁과 선거: 유럽 지도자들이 대중의 우크라이나 지지를 유지하는 방법’을 발간했다.
여론조사를 의뢰한 마크 레너드 ECFR 이사는 "대부분의 유럽인들은 러시아의 승리를 필사적으로 막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지만, 우크라이나가 군사적으로 승리할 수 있다고 믿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유럽과 미국이 선거 정국에 접어들면서 '평화'를 정의하는 것이 중요해졌다"며 "각국 지도자들은 현재의 정서에서 공감을 살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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