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과 결혼해줘' 배우 송하윤이 극중 연기했던 캐릭터를 떠나보내며 눈물을 보였다. 1년 동안 캐릭터에 몰입했던 만큼, 아쉬움은 진하다.
tvN 월화드라마 '내 남편과 결혼해줘'(극본 신유담/연출 박원국)는 절친 정수민(송하윤)과 남편 박민환(이이경)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해당한 강지원(박민영)이 10년 전으로 회귀해 인생 2회차를 경험하며 시궁창 같은 운명을 그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운명을 개척하는 이야기다. 송하윤이 연기한 정수민은 엄마에게 버림받은 강지원을 보고 자신처럼 힘들겠거니라는 생각에 다가간다. 그러나 곁에서 보는 강지원은 비참해 보이지 않았고, 그의 삶을 망가뜨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다가 강지원의 남자친구 박민환을 탐내고, 그와 결혼해 강지원 보다 나은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증명하려 한다. 그러나 박민환은 강지원이 버린 쓰레기 같은 남자였다. 그와 결혼 후 마주한 건 자신을 죽이려는 남편, 말이 통하지 않는 시댁이었다. 이에 정수민은 분노한다.
송하윤은 캐릭터에 몰입하기 위해 SNS를 정리하고 정신과 의사, 프로파일러 등을 찾아 심리에 대해 공부했다. 이렇게 정수민 에 들어간 송하윤은 현장에서 연기를 통해 감정을 표출했다. 유독 험한 말을 하고 싸우는 신이 많아던 현장이었는데, 몰입하고 들어가니 실제로 어지럽고 손이 덜덜 떨릴 정도였다고. 험한 말을 내뱉고, 누군가로부터 듣는다는 것 자체가 연기임에도 불구하고 충격으로 다가온 것이다.
"저도 저에게서 낯선 얼굴을 발견했어요. 저도 연기를 어떻게 했는지 그 순간은 기억이 안나요. 나중에 방송을 보면서 '아 저렇게 연기했구나' 싶은 거죠. 현장에서 감독님이 '액션'을 외치면 주변이 보이지 않고 시야가 좁아져요. 이런 경험을 하는 건 쉽지 않은데, 이번 현장에서 유독 많이 겪었습니다. 험한 말을 들으면 당황하고 열받아서 온몸이 빨개지기도 했어요. 특히 결혼식장 장면을 보니 제 목까지 울긋불긋하게 올라와 있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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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행을 일삼고 남편까지 죽인 정수민은 결국 교도소에 가는 결말을 맞는다. 그러나 그곳에서도 정수민답게, 일명 '왕언니'에게 이쁨을 받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한다. 이에 대해 송하윤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하고 있는 거다. 왕언니들을 엄청 꼬시고 다니는데, 많이 미쳤다"며 "연기도 좀 세게 했다"고 말했다.
송하윤이 결말을 맺어주지 못한 캐릭터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렇기에 송하윤에게 정수민 캐릭터는 더 마음에 걸리고 안쓰럽다. 악역이고, 나쁜 짓을 일삼은 만큼 벌받아 마땅하지만 송하윤에게 정수민은 친한 친구였다. 정수민에게 안녕을 고하는 송하윤은 뜨거운 눈물을 보이며 감정을 토로했다.
"저는 수민이로 살았고, 제가 수민이의 삶을 목격했어요. 너무 나빴죠. 그런 짓을 하면 안되는데, 그래도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교도소에 두고 온 것도 마음에 걸려요. 잔상으로 남아 있으니까요. 제가 그동안 연기했던 캐릭터를 통틀어서 정리하지 못한 캐릭터는 수민이가 처음이에요. 문뜩 '얘 밥은 먹었나?' 싶어요."
"수민이에 몰입하게 위해 인간관계를 정리했고, 외로웠어요. 제 불행을 끌어다가 정수민의 행복으로 가져간 거예요. 그러나 드라마 끝난 지금, 정수민이 행복으로 돌려줬어요. 연기하면서 극한의 감정까지 들었지만, 시청자들이 보내주신 사랑이 감사하고, 응원이 위로로 다가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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