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대량살상무기 개발을 눈앞에서 지켜보기만 했습니다. 이제는 탈북 공학도로서 북핵 위협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겠습니다. 그게 제가 정치에 뛰어든 첫 번째 이유입니다.”
국민의힘 영입 인재로 발탁된 박충권 현대제철 책임연구원은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과 북을 모두 경험한 무기 개발자로서 북핵 위협 대응에 작게나마 역할을 하고 싶다”며 정치 입문의 포부를 밝혔다.
박 연구원은 북한의 최고 수재들만 모인 김정은국방종합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했다. 김정은국방종합대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각종 군사 무기 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대학 3학년 시절 북한 체제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됐다는 박 연구원은 “북한 주민들의 삶이 너무 불쌍해 보였고 나라 전체가 감옥이었다”고 회상했다.
졸업 이후 대량살상무기연구소로 배치된 그는 탈북을 결심하고 1년 뒤인 2009년 한국 땅을 밟았다. 박 연구원은 “워낙 기밀을 다루는 곳에서 일해 탈출하다 걸리면 심각한 고문은 물론 가족들까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었다”며 “두만강을 건너며 발각되면 목숨을 끊을 생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한국에 정착한 그는 서울대 재료공학 석·박사를 거쳐 현대제철에 입사한 뒤 6년간 자동차 부품 소재 개발에 매진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월 국민의힘의 영입 제안을 받았다. 박 연구원은 “한 번도 정치인의 삶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며칠간 밤잠을 설치며 고민했다”면서 “나를 받아준 한국에서 뭔가 기여하는 삶을 살아보고자 정치 입문을 결심했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탈북민 출신의 경험을 살려 한국 사회의 다양한 격차 해소에 기여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탈북민은 남북 간 엄청난 격차를 극복하지 못하면 사회 부적응자로 뒤처질 수밖에 없다”며 “격차를 극복하고 한국에 잘 정착했던 경험을 살려 성별과 세대, 빈부 격차를 줄이는 데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공학도로서 청년 창업을 활성화하는 제도적 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은 그의 또 다른 목표다. 그는 “공학적 문제 해결 솔루션으로 청년들의 창업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시스템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