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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옥시아-WD, 4월 반도체부문 경영통합 협상 재개… SK하이닉스는 반대

작년 10월 간접 출자자 SK하이닉스 반대로 무산

日당국자, 2월 최태원 면담했지만 입장 변화 없어

양사, 생존 위해 통합 절실하지만 성공 불투명해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의 메모리반도체 제품. 로이터연합뉴스




일본 메모리반도체 기업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이 이르면 4월 반도체 부문 경영통합 협상을 재개한다고 아사히신문이 23일 보도했다. 양사는 지난해 10월 반도체 사업부문에 대한 경영통합을 시도했으나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가 반대하면서 이를 중단한 바 있다. 양측은 메모리반도체 업황이 좋지 않은 와중에 생존을 위한 규모 확대를 위해 통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SK하이닉스 측 입장이 변화가 없을 경우 이번에도 성공할지는 불투명하다.

신문 보도를 보면 웨스턴디지털 측이 4월 하순에는 협상을 재개할 자세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영통합 협상을 중단한 후 내부자거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 필요했던 일정한 기간을 충족시키는 시점이다. 키옥시아 역시 5개 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좋지 않은 상황에서 웨스턴디지털과 경영통합을 회사를 재건하기 위한 중요 목표로 정하고 있다. 특히 키옥시아는 6월 금융회사로부터 받았던 대출 상환을 앞두고 있으며, 이를 연장하기 위해서라도 웨스턴디지털과 통합이 절실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양사는 지난해 봄부터 웨스턴디지털이 반도체 메모리 사업을 분리한 뒤 키옥시아홀딩스와 지주회사를 설립해 경영을 통합하는 방안을 두고 협상을 벌였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키옥시아에 간접 출자한 SK하이닉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키옥시아는 도시바 자회사인 도시바메모리가 경영상 어려움으로 2018년 베인캐피털 등이 참여한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에 매각되며 이름을 바꿨다. SK하이닉스는 이 컨소시엄에 약 4조원을 투자했다.



반도체 산업 육성에 적극적인 일본 정부도 양사 반도체부문의 경영통합을 ‘미·일 관계의 상징’으로서 내세우려는 생각으로 지원하고 있었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해 10월 협상이 중단되자 올해 2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동의를 얻기 위해 서둘러 면담했지만, 최 회장은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제산업성 당국자는 작년 10월 베인캐피털 측이 SK하이닉스의 양해를 구하지 못한 상태라는 점을 알고 격앙된 것으로 전해졌다. 아사히신문은 베인캐피털 측은 정치적 압박을 가하면 SK하이닉스도 따라올 것으로 낙관했던 것 같다고 해석했다. 베인캐피털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니시무라 야스토시 당시 일본 경제산업상과 지나 러몬도 미국 상무장관, 한국 정부 등이 함께 설득했지만 SK하이닉스 측은 찬성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신문은 SK 측이 SK하이닉스와 키옥시아, 웨스턴디지털 3사의 통합을 제안하고 있지만 이 경우 세계 시장 점유율이 50%를 초과해 독점금지법에 따른 각국 심사를 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키옥시아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방침으로, 양측 주장은 평행선인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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