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두고 정치권의 공방이 치열한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녹지광장에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송현광장에 들어설 예정인 이건희 미술관 옆에 이승만 기념관을 추가로 짓겠다는 것이다.
오 시장은 23일 서울시의회 임시회 시정질문에서 ‘이승만기념관 건립 장소로 어디를 염두에 두고 있느냐’는 최재란(더불어민주당) 시의원의 질의에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제일 높게 논의되는 곳이 송현동 공원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이승만 기념관 건립추진위원회에서 서울시를 방문해 논의했을 때에 공감대 형성을 전제로 송현동도 하나의 후보지로 검토하겠다고 긴 토론 끝내 결론 냈다”고 답했다. 그는 “당시에는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았다고 봤지만 영화 ‘건국전쟁’ 상영 등이 일종의 공론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어디가 가장 바람직한 입지인지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될 시점에 왔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원로배우 신영균 한주홀딩스코리아 명예회장이 기부하기로 한 4000평 규모 사유지에 대해서는 “하나의 선택지인 건 분명하하지만 접근성이 좋지 않아 후순위로 밀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현공원 인근 조계사 등 불교계 반발에 대해서는 “입지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불교계를 설득하겠다”고 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은 1954년 ‘사찰정화 유시’ 등을 발표해 불교계의 반발을 샀다.
이승만 대통령기념재단이 지난해 9월부터 이승만기념관 건립을 위한 모금을 시작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이승만 재평가 논란이 불거졌다. 여기에 총선을 앞두고 영화 ‘건국전쟁’이 개봉하면서 정치권에서는 연일 이승만 발언이 쏟아지고 있다. 오세훈 시장도 “지난 60년간 이승만의 과오만 부각돼 왔다”며 기념관 건립에 찬성 입장을 밝혀왔다.
송현광장의 적정성을 두고도 기념관 건립 부지로 제격이라는 주장과 시민을 위한 녹지공간으로 조성해야 한다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면적 3만7117㎡인 송현광장은 서울광장의 3배 규모로 2027년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미술품을 전시하는 이건희 기증관이 들어설 예정이다. 오 시장은 지난해 5월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주제관 하늘소(所) 개장식에서 ‘비우는 디자인’을 강조하며 “송현광장에 이건희 미술관 외에 다른 시설물을 짓지 않고 비워두겠다”는 원칙을 밝혔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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