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 측정한 심박수가 높으면 당뇨병 위험이 최대 2.2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국립보건연구원은 2001~2018년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 지역사회 코호트 자료를 활용해 40세 이상 남녀 8313명을 대상으로 안정시 심박수와 안정 시 심박수 변화량에 따른 당뇨 발생 위험을 평가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안정 시 심박수는 충분한 휴식을 취한 상태에서 1분간 뛰는 심장 박동수를 말한다. 정상적으로 성인의 심장은 분당 60~100회(bpm) 뛴다고 알려져 있다.
분석에 따르면 남녀 모두 안정시 심박수가 80bpm 이상이면 60~69bpm일 때보다 당뇨 위험이 약 2.2배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선행 연구들과 달리 18년간 2년마다 반복 측정된 자료를 모두 활용하는 통계분석 방법을 사용해 안정시 심박수 변화량에 따른 당뇨 위험을 추가로 분석했다. 그 결과 안정시 심박수가 평균 2.2년 간 5bpm 이상 증가한 경우 여성의 당뇨 발병 위험이 약 1.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남성은 유의한 변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나 남녀 간 서로 다른 양상을 보였다. 다만 안정시 심박수가 5bpm 이상 감소한 경우 남성에서 당뇨 발병 위험이 약 40%, 여성에서 약 20%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 세계적으로 당뇨병 유병률은 증가하는 추세다. 당뇨병 유병률은 연령대가 높을수록 증가한다고 보고 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당뇨병 예방이 중요해지는 가운데 안정시 심박수가 당뇨병 위험 예측을 위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음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안정시 심박수는 병원 방문 없이도 스마트폰이나 스마트워치 등을 통해 주기적으로 쉽게 자가 측정이 가능하다.
박현영 국립보건연구원장은 “당뇨 예방 및 조기 발견을 위해 안정시 심박수를 주기적으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안정시 심박수가 높거나 여성에서 안정시 심박수가 많이 증가하는 경우 당뇨의 위험신호일 수 있으므로 건강검진 등을 통해 미리 건강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대한당뇨병학회가 발간하는 국제학술지 당뇨 대사저널(Diabetes & Metabolism Journal)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