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한 의사들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한 지 사흘 만이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을 출발해 용산 대통령실 앞까시 가두 행진을 벌였다.
행진을 이끈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위원장은 “(정부가) 화난 아들·딸들을 달래주지 않고 회초리, 몽둥이를 든 다음 안 되니까 이제 구속 수감을 하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며 “법으로 해결해야 할 것이 있고 대화로 해결해야 할 것이 있다. 잘못된 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 하자”고 주장했다.
김보석 부산시의사회 총무이사는 “20년간 방치해서 곪을 대로 곪은 필수의료에 ‘낙수 효과’를 기대하며 의대생 숫자를 늘리겠다는 것이 상식인가”라고 정부 지침을 비판했다.
이날 가두 행진에는 전국 시·도 의사회의 장 등을 포함해 주최 측 추산 400여 명이 참여했다.
가두 행진에 앞서 의협은 ‘의대 증원 저지를 위한 의사 대표자 확대회의’를 진행했다. 의협 회관에서 오후 2시께부터 전국 시·도 의사회의 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의과대학 정원 2000명 증원 방침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이 쏟아졌다.
이들은 의대 정원 증원은 의학 교육을 부실하게 만들 뿐 아니라 의료비를 폭증시키고 미래세대에게 부담으로 전가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는 국민의 자유로운 의료 선택권을 침해하고 의사의 진료권을 옥죄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정부와 의사 단체의 ‘강대강’ 대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의협은 다음 달 3일 여의도에서 전국 의사 2만여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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