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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간 대기업에 다니다 얼마 전 퇴사한 30대 초 김모씨는 최근 유행하고 있는 ‘프리터족’(자유로운 노동자)이 되기로 결심했다. “대학교 졸업 후 나 스스로를 챙길 여유 없이 일만 했다. 미래보다는 현재의 행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프리터족은 1990년대 초반 일본에서 경제 불황으로 특정한 직장 없이 아르바이트로만 생계를 유지하며 소소한 삶을 추구한 청년들에게 붙여졌던 신조어다.
이들은 필요한 돈을 마련할 수 있을 때까지만 일하고 쉽게 일자리를 떠나는 성향을 보인다. 돈을 목적이 아닌 수단으로 생각하고 자유를 즐기는 삶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이런 프리터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2030 사람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키워드 분석 사이트 썸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온라인상에서 '프리터족' 언급량은 전년 동기 대비 145.45% 뛰었다.
지난달에 발표된 통계청 조사에서도 최근 5년간 우리나라 파트타임 근로자(주 30시간 미만 근로) 비중은 2019년 12.2%에서 2022년 16.4%로 4.2%p 늘었다. 같은 기간 파트타임 근로자 수는 51만 9000여 명에서 62만 4000여 명으로 20.2% 증가했다. 지난해는 63만 2000여 명 증가한 것이다.
유튜브에서도 프리터족과 관련한 콘텐츠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30살이나 먹고 편의점 알바하는 이유', '25살, 취업 준비 포기 선언' 등 프리터족의 일상을 다룬 브이로그 영상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프리터족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도 이같은 현상에 한몫했다.
지난해 10월 구인·구직 플랫폼 인크루트가 회원 815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국내 성인 71%는 '프리터족'에 대해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본인이 원하는 삶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 46.1%로 가장 많았고, '사회생활로 인한 스트레스가 줄어 건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 22%, '취미생활 등에 많은 시간을 쓸 수 있어서' 17%, '다양한 일을 해볼 수 있어서' 13.3% 등으로 그 뒤를 이었다.
프리터족을 제외한 응답자에게 '앞으로 프리터족이 될 의향이 있는지'를 물어본 결과, 절반이 넘는 51.5%가 '있다'고 답했다. 연령별로는 30대가 54.3%로 가장 많았고, 20대가 51.9%로 뒤를 이었다. 프리터족이 되고 싶은 이유는 '내가 원할 때만 일하고 싶어서'가 32.1%였고, '여러 가지 일을 해보고 싶어서'가 18.5%, '조직 생활이 답답해서'는 18.2%였다.
해당 현상을 두고 전문가들은 고용환경 악화와 평생직장이란 의미가 퇴색되면서 젊은 층의 인식 변화가 있었고, 정규직 대신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는 프리터족이 늘어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런 현상은 취업난으로 구직활동을 포기해서 늘어난 경우가 사회문제가 될 수 있기에, 다양한 조사를 통해 프리터족 현황과 왜 정규직을 선호하지 않는지에 대한 정확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우려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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