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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의료노조, "전공의 7대 요구, 일부 인정하지만…의대 증원 확대는 반드시 필요"

전공의 갈아넣기·의료사고 형사처벌 부담 문제는 해결해야

의사 수, 절대적으로 부족…필수의료 패키지 백지화 반대

11일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가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속한 진료 정상화를 촉구하고 있다.장형임기자




전공의들의 집단 진료거부가 1주일차에 접어든 가운데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보건의료노조)가 "열악한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필요성 등은 인정하지만 의대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23일 오전 11시 보건의료노조는 서울 영등포구 보건의료노조 생명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집단 진료거부에 나선 전공의들의 7대 요구에 대한 각각의 입장을 밝혔다.

이날 보건의료노조 박민숙 부위원장은 요구 사항 중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의대정원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 전공의에 대한 부당한 명령 철회와 사과 ▲ 의료법 제59조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의사 인력 확충을 위해 의대 증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 보건의료노조의 일관된 입장"이라면서 "2000명 증원은 2035년까지 1만 명 의사 인력을 확충하기 위한 최소한의 규모"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수의료 지역을 살리자는 의사단체들이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고 어떠한 명분도 없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전공의에 대한 정부의 집단행동 금지 및 업무개시 명령은 국민 건강 위협과 환자 피해를 차단하기 위해 불가피하고 정당하게 내려진 조치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가 대화나 설득 없이 면허 박탈·구속 수사·법정 최고형 등을 언급하면서 의사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이어서 "의사 인력 배분과 필수 의료 살리기를 위해 혼합진료 금지, 개원 면허제, 지역의사제 등을 포함한 필수의료 패키지를 반대하는 것은 의사협회의 이율 배분"이라며 "국민들이 수익 감소를 막기 위한 밥그릇 지키기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라는 의구심을 갖기에 충분하다"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과학적인 의사 수급 추계를 위한 기구 설치 ▲수련 병원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한 구체적인 법적 대책 제시 ▲열악한 전공의 수련 환경 개선에 대해서는 동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 부위원장은 인구 추이·고령화 추세·의대생 배출 현황·의료 이용 체계 변화·의료 인력 간 업무분장 등 다양한 요소들을 반영해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조사를 바탕으로 진행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상급종합병원 전체 의사의 37.8%를 전공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은 지극히 비정상적이고 기형적인 구조"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다만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의료사고에 대한 형사처벌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등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포함해 논의할 수 있는 방안이라면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백지화하거나 반대할 일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진료 거부로 '필수의료 살리기' 논의를 실종시킬 것이 아니라 업무에 복귀하고 논의에 착수하며 하루라도 빨리 환자 곁으로 돌아오길 바란다"고 밝히며 기자회견을 마우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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