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이 26일 국립대 병원장들에게 “출근하지 않고 있는 전공의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료 현장을 더 이상 외면하지 않도록 설득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후 의대 증원에 반발한 의사들의 집단행동과 관련해 10개 국립대병원장과 긴급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간담회는 국립대병원이 지역 거점의료기관으로서 국민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최선을 다해줄 것을 당부하고자 마련됐다. 교육부는 지난 13일부터 이날까지 10개 국립대병원과 비상연락체계를 구축하고 병원 별 상황과 조치에 대해 상시 정보를 공유하고 있다.
이 부총리는 “현재 집단적인 전공의 사직서 제출과 출근 거부로 인해 국민들이 매우 불안해하고 있다”며 “핵심 국립의료기관에서 차질없이 수술·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비상 진료대책 마련 등 병원 운영에 최선을 다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이 부총리는 의료개혁의 일환으로 의대 증원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늘어나는 고령인구와 높아지는 의료수요에 비해 지난 30년간 의대 증원이 없었고 2006년 이후 의대 정원이 오히려 감소해 지금의 의대 정원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전문의를 배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면 의대정원 확대는 더 이상 지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 부총리는 “정부는 정원을 늘리는데 그치지 않고 교육의 질을 확실히 보장하겠다”며 “각 대학의 과목별 교수를 늘리고 필수의료와 실습교육을 내실화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정부는 앞으로 국립대병원이 지역 최고 의료기관으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출연금, 겸직교원 확대 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교육·연구·진료에 대한 지원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중대본에 따르면 23일 오후 7시 기준 주요 100개 수련병원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는 소속 전공의의 80.5%인 1만 34명이다. 이들에 대한 사직서는 수리되지 않았다. 근무지 이탈자는 소속 전공의의 약 72.3%인 9006명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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