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쟁당국이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슈퍼마켓 체인 간 합병에 제동을 걸었다.
CNBC에 따르면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6일(현지시간) 미국의 대형 슈퍼마켓 체인 크로거와 앨버슨 간 합병을 금지해줄 것을 요청하는 소송을 법원에 제기했다.
헨리 리우 FTC 경쟁국 국장은 “크로거의 앨버슨 인수는 식료품 가격 추가 인상으로 이어져 소비자 부담을 가중시킬 수 있다”면서 “근로자들 역시 인수합병으로 인해 임금과 혜택이 줄어들고, 근무조건이 악화되는 고통을 겪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크로거와 앨버슨은 이에 반발하며 “합병을 금지할 경우 월마트와 아마존 등 대형 소매업체의 지배력이 더 높아져 소비자들이 결국 피해를 보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로거는 프레드메이어와 랄프스 등 미국에서 2,700개 넘는 매장을, 앨버슨은 세이프웨이와 본스 등 2,300개 넘는 매장을 각각 운영하고 있다.
이에 따라 양사가 합병할 경우 5,000여개의 매장을 보유하는 초대형 슈퍼마켓 체인이 탄생해 월마트의 자리를 위협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치솟는 식료품 가격과, 동종 업종 간 인수합병에 부정적인 바이든 정부의 기류가 이번 합병에 악재가 된 것으로 보인다.
미 노동통계국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미국인들의 소득에서 식료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30년 중 어느 때보다 높은 상황이다. 크로거와 앨버슨은 지난 2022년 합병을 발표했으나 FTC의 깐깐한 조사 속에서 승인이 1년 넘게 보류돼 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