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북한과 중국 사이 교역액이 2배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크게 늘어난 대(對) 러시아 무기수출을 반영하듯 무기의 재료가 되는 코크스 수입액이 최근 7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북러 군사협력이 북한의 산업생산 활성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관측된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2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년 북중 무역 평가: 무역 정상화 시도와 성과’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지난해 북한의 대중 수출이 2억 9000만달러로 전년 대비 118.4%, 수입은 20억 35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24.1%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북중 무역 총액 역시 23억 달러로 2022년 10억 3000만달러 대비 2.2배 늘어났다.
지난해 무역액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2018~2019년)의 88.0%로 단둥과 신의주 사이 육로 무역이 재개되지 못한 상황에서도 기존 수준을 거의 회복했다. 특히 대중 수출액은 팬데믹 이전의 136.3% 수준으로 북한의 산업생산이 코로나 이전보다 더 나아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보고서는 “대중 수출액 규모가 작아 변동폭이 컸고 중화학·금속 등 핵심 산업생산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낮은 가발·가수염·속눈썹 수출이 증가했다”며 “수출산업 전반은 여전히 부진하다”고 진단했다.
북한과 중국 사이의 국경 통제는 아직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못했다. 전면적인 국경 개방을 위해서는 △단둥과 신의주 구간의 화물트럭 운행 △북한서 중국으로 육로 화물이동 허용 △여객용 열차와 버스 운행 재개 △인력의 국경 이동 통제 완화 조치가 추가로 필요한 상황이다.
지난해 대중 수입액 20억 350만달러로 2018~2019년 평균 수입액 23억 9534만달러와 비교했을 때 83.6% 수준이다. 육로 무역이 완전히 재개되지 못한 상황에서 달성 가능한 최대치의 수입이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UN 대북 제재 강화 전인 2015~2017년 평균 대중 수입액 31억 2786억달러와 비교하면 64.1%수준이다.
특기할 만한 부분은 강철의 원료인 코크스의 가파른 수입 증가세다. 북한은 지난해 코크스를 2만 4855톤 수입했는데, 전년(약 8000톤)은 물론 최근 6년 간 최고치인 1만2244톤(2018년)과 비교해도 2배 이상이다. 북러 군사협력 확대에 따라 북한 내에서 철강 생산이 급증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보고서는 “북한은 주체철 생산을 이유로 코크스를 연 1만 톤 이하 수입해왔다”며 “지난해 이례적으로 급증한 코크스 수입은 북러 군사협력이 북한의 산업생산 활성화에 부분적으로나마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하는 근거”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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