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홍성 지역구 경선 포기를 선언한 홍문표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공천 시스템의 불공정성을 거론하며 무소속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이날 서울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무소속 출마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뜻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달라”며 “경선에서 이기든 지든 없는 (감점 요인을) 만드는 건 조작”이라고 말했다.
홍 의원의 경선 포기로 예산·홍성에 단수공천된 강승규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비슷한 시각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직간접적으로 홍 의원 주변 분들과 얘기를 나눴다”며 “(홍 의원은) 불출마하신다”고 말했지만 홍 의원이 이에 대해 거리를 둔 셈이다. 홍 의원은 장동혁 당 사무총장이 이날 오전 “(홍 의원이) 이번 공천에서 선택받지 못했지만, 앞으로 우리 당과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많다”고 언급한 데 대해서도 “그건 그 사람 얘기”라고 일축했다.
홍 의원이 집중적으로 지적한 대목은 동일 지역구에서 3회 이상 낙선한 예비후보는 경선에서 감점(20점) 처리한다는 기준이다. 홍 의원은 13~16대 총선에서 충남 청양·홍성에 출마해 네 번을 내리 떨어졌고, 선거구가 예산·홍성으로 바뀐 17대 총선에서 첫 당선됐다. 청양군은 현재 공주·부여·청양 선거구에 속해있다. 이 때문에 동일 지역구 낙선 기준을 적용하려면 18대 총선에서 낙선한 1회만 집계해야 한다는 게 홍 의원 주장이다.
홍 의원은 “(무소속 출마를) 결정한 건 아니다”라면서도 “36년 전 선거를 대입해서 감점을 준다는 것 자체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명수 의원(충남 아산갑)은 이번 총선에서 불출마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이 의원에 대해서는 컷오프(공천 배제) 대상이라는 분석이 제기된 적 있다. 이 의원의 불출마로 국민의힘 현역 의원 가운데 공천을 신청하지 않거나 공천 신청 후 불출마를 선언한 이들은 9명으로 늘었다.
김웅(서울 송파갑)·장제원(부산 사상)·김희국(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 의원이 공천을 신청하지 않았고, 최춘식(경기 포천·가평)·윤두현(경북 경산)·이달곤(경남 창원·진해) 의원은 공천 심사 중 불출마를 선언했다. 비례대표 박대수 의원은 서울 강서을 예비후보에서 사퇴했고 홍문표(충남 예산·홍성) 의원은 경선을 포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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