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의 후손인 고(故) 곽노권 회장(사진)이 창업한 한미반도체가 일본에 있던 안중근 의사의 미공개 유묵을 국내 경매에서 낙찰받았다. 이로써 오랜 시간 일본인이 소장하고 있던 안 의사의 유묵이 고국으로 환수된다.
서울옥션은 27일 오후 4시 서울 분더샵 청담에서 열린 서울옥션 제177회 미술품 경매에서 안 의사의 유묵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人心朝夕變山色古今同·33.8×137.2㎝)'이 13억원에 낙찰 됐다고 밝혔다.
이날 경매에 출품된 안 의사의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은 안 의사가 1910년 3월 뤼순감옥에서 세상을 떠나기 전 쓴 것으로 ‘사람의 마음은 아침저녁으로 변하지만 산색은 예나 지금이나 같다’는 뜻을 담고 있다. 유묵은 당시 한 일본인의 손에 들어가 그간 일본인 소장가가 보관하고 있다가 추정가(6억~12억 원)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낙찰자는 국내 반도체 장비기업 한미반도체다. 한미반도체는 독립운동가 경암(敬菴) 곽한소 선생의 후손인 고 곽노권 회장이 창립한 회사다. 지난해 12월 별세한 곽노권 회장은 생전 선조인 곽한소 선생의 기록물을 독립기념관에 기증하는 등 독립유공자 후손으로서 자부심과 애국정신을 강조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경매에서 한미반도체는 창업자인 박노권 회장의 뜻을 기리기 위해 안 의사 유묵 환수에 동참했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 안 의사가 남긴 유묵 중 31점은 국가지정문화재 보물로 등록돼 있다. 이 중 '용호지웅세기작인묘지태' 유묵은 지난해 12월 서울옥션 경매에서 안 의사 유묵 중 최고가인 19억 5천만 원에 낙찰된 바 있으며, ‘인심조석변산색고금동’은 두 번째로 높은 낙찰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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