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내 갈등이 거센 ‘비명횡사’ 공천 파동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공천 상황에 대한 언급 없이 윤석열 대통령을 ‘여당의 총선 선거대책위원장’이라고 칭하는 등 정부여당에 대한 비판만 쏟아냈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연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늘봄학교 전면 확대 정책을 두고 “여당의 총선 선대위원장으로 불리는 윤 대통령이 설익을 말들을 너무 많이 하는 바람에 개학을 앞둔 학교와 학부모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말만 앞세우고 일은 제대로 못하는 정권”이라며 “국민 모두가 지금 당장 일상에서 겪는 것처럼 경제는 폭망했다. 민생은 정말로 견디기 어려운 고통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선거에 도움을 주실 의도로 판단한다만 (정부여당이) 평소에 발표 안 할 온갖 정책을 발표한다. (정책 이행에는) 수백 조 원이 들어간다”며 “나라 살림하는 게 제1차 책임이라는 점을 꼭 직시해달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공수표로 여당 선거를 거드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민생을 위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해달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서도 “윤석열 정부의 ‘말 따로 행동 따로’는 의료 정책에 있어서도 예외가 아니다”라며 비판했다. 이 대표는 “한덕수 국무총리는 24시간 운영 중인 군병원을 찾아 공공의료가 국민에게 큰 위안이 되고 있다며 추켜올렸다. 그런데 이전에 공공의료 병원 지원 예산은 삭감하지 않았냐”며 “말만 하지말고 실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 건강권을 위협하는 의료 대란 사태를 조속히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공천을 둘러싸고 당내에서 터져나오는 문제 제기에 대해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비명계 의원들은 전날 비공개 의원총회에서도 ‘비명계 공천 학살’과 관련해 이 대표를 향해 거센 비판을 쏟아냈지만 이 대표는 아무 답변도 하지 않은 채 의총 말미에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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