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일부 동남아 국가에서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취업사기로 인한 피해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며 각별한 유의를 당부했다. ‘고수익’을 미끼로 유인해 감금하고 불법행위에 가담시키는 수법으로, 위험 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좋다.
28일 정부에 따르면 미얀마·라오스·태국 3개국이 메콩강을 끼고 접하는 산악지대인 골든트라이앵글 지역에서 취업사기 피해신고가 2021년부터 지금까지 총 55건, 140명이 접수됐다. 특히 피해자 수는 2021년·2022년 4명에서 지난해 94명으로 급증했고 급기야 올해 1월에만 38명으로 집계됐다.
대다수가 고수익 일자리를 미끼로 현지로 유인한 뒤 감금·폭행이나 협박을 통해 보이스 피싱 같은 불법 행위 가담을 강요하는 방식으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실제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홍보글에는 “해외에서 일하실 직원을 구하고 있다”며 ▷애플리케이션 광고 및 회원 유입 ▷SNS, 카페, 커뮤니티 등 광고 작업 업무에 급여는 ‘기본급 300+인센티브+보너스+팀보너스’라고 소개하고 있다. 홍보글을 본 국민이 업체에 접촉하면 항공권 제공과 숙식을 보장한다며 현지로 유인해 여권과 휴대전화를 빼앗고 폭행·협박한 후 보이스피싱이나 온라인 도박과 관련한 불법행위에 가담시키는 방식이 주요 수법이다. 여성들에게는 성매매를 강요하는 사례도 접수됐다.
우리 국민 피해 사례를 종합할 때 코로나 이후 국가 간 이동이 원활해진 상황에서 취업난에 시달리는 2030 젊은층이 ‘고수익 보장 해외취업’에 쉽게 유혹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구조한 25명 중 20대가 절반 정도”라며 “대부분 20대, 30대가 구조자 중 7~80%의 비중을 차지할 정도로 상당히 많다”고 설명했다. 다행히 신고 피해자 모두 구출되고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지역은 피해 사례가 접수돼도 해당 지역은 우리 공관의 영사 방문뿐만 아니라 현지 주재국 치안당국의 진입도 어려워 구출에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미얀마 국경 인근은 카지노 등 유흥업소가 많은 우범지역이고, 라오스 경제특구의 경우 중국 카지노 업체가 특정 지역을 장기 임차해 라오스 현지 공안은 물론, 중국 공안도 진입이 제한적이다.
취업피해 사례가 급증하자 정부는 3월1일 0시부로 태국 북부 국경검문소인 △치앙센 국경검문소(라오스 접경) △매싸이 국경검문소(미얀마 접경)에 대해 특별여행주의보를 발령한다.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취업사기 대부분이 태국을 경유해 라오스, 미얀마로 입국하도록 유도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미얀마 일부 지역(샨주 북부, 동부, 까야주)과 지난 2월 라오스 골든트라이앵글 경제특구 지역에 여행경보 4단계(여행금지)를 각각 발령한 바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에도 불구하고 골든트라이앵글 지역 국가에서 우리 국민의 취업사기 피해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우리 국민들은 중국어 가능자, IT 전문가, 단기 고수익 보장, 모델활동 모집 등 미끼를 가장한 유혹에 현혹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근본적으로는 위험지역 자체를 방문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경찰청 관계자는 “근본적인 예방을 위해서는 국민들이 해외 취업사기에 연루되지 않고 해당지역을 방문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취업 사기를 당해 불법 행위에 가담하게 되더라도 보이스피싱이나 상담원으로 일하게 되는 시점부터는 범죄 피의자로 신분이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외교부의 허가 없이 여행금지구역을 방문하면 여권법 위반 혐의로 처벌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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