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군사작전이 계속되면서 가자지구 인구의 4분의 1이 기근 위기에 처하게 됐다는 경고가 나왔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의 라메시 라자싱엄 조정국장은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출석해 가자지구 인구 최소 57만 6000명이 기아에 임박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가자지구 북부의 2세 미만 어린이 6명 중 1명은 심각한 영양실조에 시달리고 팔레스타인 지역의 230만 명은 비참할 정도로 부족한 식량에 의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칼 스카우 세계식량계획(WFP) 부국장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다면 가자지구 북부에 기근이 임박할 것”이라고 말했다. WFP는 기아로 인한 일일 사망자가 인구 1만 명 중 2명꼴로 나타나고 어린이 3명 중 1명이 심각한 영양실조 상태일 때 공식 기근으로 정의한다.
유엔 활동가들은 기근 위기에도 구호품이 가자지구로 제대로 전달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라자싱엄 국장은 “물자를 가자지구로 들여오는 데 큰 장애물에 직면해있다”면서 “국경 폐쇄, 이동 및 통신 제한, 번거로운 심사 절차, 불안, 손상된 도로 및 불발탄이 포함된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스라엘군이 의도적으로 가자지구 식량 반입을 막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마이클 파크리 유엔 식품 권리에 대한 특별 보호관은 이날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의도적으로 사람들의 식량을 박탈하는 것은 명백한 전쟁 범죄”라면서 “이스라엘은 단지 팔레스타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팔레스타인을 파괴하겠다는 의도를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생각에는 이것은 제노사이드(genocide·소수집단 말살)며 이스라엘 국가 전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