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캐서린 미들턴 왕세자빈이 지난 1월 수술을 받은 후 공개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가운데 남편인 윌리엄 왕세자가 갑작스레 공식 일정을 갑자기 취소하면서 왕세자빈의 건강에 대한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에 따르면 윌리엄 왕세자는 27일(현지시간) 오전 윈저성 성조지 예배당에서 열린 전 그리스 국왕 추도식을 약 1시간도 남기지 않고 참석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왕실은 공식 일정 참석 취소 이유를 개인 사정이라는 점 외에는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았다. 다만 세간의 시선을 의식한 듯 왕세자빈은 계속 잘 지낸다고 밝혔다.
부인의 수술 뒤 세 아이를 돌본다는 이유로 3주간 대외 활동을 멈췄다가 아버지 찰스 3세 국왕의 암 진단 후 공무를 재개한 윌리엄 왕세자가 갑자기 일정을 취소하자 기존에 소셜미디어 등에서 퍼지고 있던 왕세자빈의 건강 상태를 둘러싼 루머가 증폭되고 있다.
왕세자빈은 지난달 16일 복부 수술을 받고 약 2주간 입원했다. 구체적 상태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부활절(다음 달 말) 전에는 공무에 복귀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왕실은 설명했다. 그러나 왕세자빈이 병원을 떠나는 모습이나 개인적으로 찍은 사진이 공개되지 않아 다양한 음모론이 나타났다.
지난달 28일 스페인 지상파 채널 텔레친코의 뉴스 프로그램 피에스타의 진행자 콘차 카예하는 방송에서 "수술 후 큰 위기에 빠져 의료진은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 진행자는 "수술은 잘 됐는데 예상 못 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했고 의료진은 왕세자빈을 혼수 상태로 만드는 과감한 결정을 해야 했다"며 "삽관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 왕실은 왕세자빈이 "의학적으로 유도된 혼수상태에 있다는 스페인 진행자의 주장은 터무니없다"고 반박했다.
한 X(엑스·옛 트위터) 이용자는 "출산 후 불과 몇시간 만에 슈퍼모델처럼 병원 밖에서 포즈를 취했던 케이트 미들턴이 갑자기 모습을 드러내기까지 몇 달이나 걸린다는 말인가? 그리고 영국 언론들이 갑자기 마법처럼 사생활을 존중한다고?"라며 "불길하게 느껴진다"는 글을 올렸다.
반면 왕세자빈을 향한 음모론을 경계하는 글들도 있었다. 영국 언론들과 왕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왕세자빈의 건강에 대한 기밀이 어느 정도 지켜져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방송 진행자 에마 울프는 "그 스페인 진행자는 언론인 자격을 박탈당해야 하며 해당 채널은 케이트와 왕실 가족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다음엔 또 뭐라고 할 것인가. 케이트가 죽었다고 하려나?"라며 "정말 역겹다. 무슨 수술이었든 간에 꽤 심각했고 오랫동안 병원에 있어야 했던 것은 맞다"고 말했다.
뉴스위크는 정보의 공백, 특히 시각 이미지가 없을 때 음모론이 번성하는 것은 과거에도 있었던 패턴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없애는 방법은 사진을 공개하는 것이지만, 왕실은 아직 이런 계획이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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