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선에 도전하는 미국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잦은 말실수로 공격을 받으면서 ‘고령 리스크'가 대선에서 최대의 이슈로 떠올랐다. 공화당의 유력 대선 주자 도널드 트럼프도 바이든 보다는 젊지만 그역시 77세로 고령이다. 대선 이슈로 떠오른 ‘나이’는 미국만의 현상은 아니며 주요 글로벌 리더들이 70세 이상인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현지시간) '세계 지도자들에게, 70세는 새로운 50세'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지금은 노년기 정치인 전성시대라면서 이는 미국에서 뿐만이 아니라고 평가했다. 10여년 전만 해도 전 세계 '인구 대국' 10개국 가운데 70세 이상의 지도자가 있는 국가는 1개국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8개국으로, 세계 전체 인구의 최소 절반이 70대와 80대인 사람들의 손에 맡겨져 있다는 것이다.
나머지 2개국인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도 이번 달 치러진 선거를 통해 70대 대통령과 총리를 각각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WSJ은 이처럼 노년의 정상들이 많아진 배경으로 독재자들의 권력 장악력이 커진 한편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진입 장벽이 높아졌다는 점을 꼽았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에 이기려면 어느 때보다 많은 자금이 필요해졌고, 이에 따라 신인보다는 후원자 네트워크를 갖춘 기성 정치인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중국의 경우 올해 71세가 되는 시진핑 국가주석이 2022년 집권 3기를 시작했고 지난해에는 건국 이후 첫 '3연임' 국가주석이 되면서 독보적인 1인 장기 집권 체제를 완성했다.
1999년 47세의 나이로 처음 권력을 잡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총리를 지낸 2008∼2012년을 포함해 지금까지 거의 25년간 실권을 유지하고 있다.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 아시아태평양 프로그램 책임자인 벤 블랜드는 "민주국가든 아니든 전 세계에 걸쳐 신생 정당과 신인 정치인 진입 장벽이 높은 곳이 많다"면서 "우리가 직면한 도전 과제들과 세계가 변하는 속도를 고려할 때 젊은 지도자들과 신선한 아이디어가 이렇게 적다는 것은 우울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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