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울산·경남을 연결한 동남권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통합해 수도권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성장축으로 만들기 위한 움직임에 탄력이 붙고 있다. 글로벌 허브도시로 도약하는 부산을 비롯해 자동차·조선·석유화학을 기반으로 한국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울산, 기계 제조산업의 중심인 경남이 하나의 경제권으로 국가산업발전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것이다. 지난해 동남권 경제는 수출 약진에 숨통을 트기 시작했으며, 기계·제조를 비롯해 서비스·복합물류산업을 추가하면서 활기를 찾고 있다.
민선 8기 새로운 출발을 알린 지 1년 반이 지난 부울경은 2030년 가덕도 신공항 개항에 맞춰 주요 지역을 잇는 동남권 광역철도로 생활권이 한층 밀접해질 전망이다. 800만명 인구가 동남권에 거주하고 지역 내 총생산은 300조 원에 육박하며 전통 제조산업에 차세대 원자력, 수소경제, 반도체, 우주항공 등 신산업과 금융이 더해지며 새 시대를 열고 있다. 대한민국 새 경제지도를 그리는 부울경의 청사진을 들여다 본다.
가덕도신공항 조기개항 확정, 차세대 전력반도체 특화단지 지정 등 지난해에 경제지형을 한층 단단하게 만든 부산시는 ‘글로벌 허브 도시’로 도약할 확실한 동력 확보를 위한 힘찬 걸음을 내딛었다. 올해는 무엇보다 ‘글로벌 허브도시 특별법’을 통해 획기적으로 발전할 제도적 기반을 만들고 한국산업은행 이전, 가덕도신공항 조기건설, 디지털 신산업 혁신, 디지털자산거래소 설립, 금융 분야 기회발전특구 지정 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특히 2030부산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한층 높아진 ‘부산’이라는 도시브랜드를 토대로 글로벌 자본과 인재를 불러 모을 계획이다. 특히 도시브랜드 민·관 네트워크 구축, 레드닷 디자인 어워드 출품, 부산브랜드샵, 조형물 설치를 비롯해 중장기 브랜드 관리 전략을 마련한다. 이런 전략적 마케팅을 추진해 부산을 싱가포르, 상하이, 두바이, 뉴욕, 암스테르담, 시애틀 등과 같은 세계적인 인지도를 가진 도시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기업들도 도시브랜드를 높이는 부산시의 정책에 동참하고 있다. 올해로 94년을 맞은 향토기업 대선주조는 스마트 첨단지능 공장 구축과 ESG 경영 강화로 지역 경제계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는 한편 광안리의 부산식 발음에서 착안한 신제품 ‘강알리’에 광안대교, 불꽃축제, 파라솔, 바다 등 전국구 명소인 광안리를 상징하는 이미지들이 담았다. 프리미엄 아울렛 롯데몰 동부산점은 부산시와 부산도시공사가 조성 중인 오시리아 관광단지의 활성화를 견인하며 국내외 관광객을 불러들이는 마중물 역할을 하고 있다.
울산은 극심한 수도권 쏠림과 지방 소멸의 위기 속에서 기업하기 좋은 울산, 다시 잘사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공장 완공을 앞두고 있으며, 에쓰오일, 고려아연, 삼성SDI 등 많은 기업들이 수 조원의 공장을 신·증설하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무엇보다 도시 성장을 가로막았던 개발제한구역 해제가 가시화되면서 기업 투자가 더욱 활기를 띨 전망이다. 개발제한구역 해제를 통해 산업용지를 값싸게 공급하고, 물류비용도 줄이면서 ‘기업도시 울산’의 정체성을 강화해 나갈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울산은 10여 년 가까이 줄던 인구가 최근 다시 증가세로 돌아서기 시작했다. 기업 유치와 일자리 창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울산 고용률은 11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달성했다. ‘부자도시, 청년도시’ 울산의 영광이 다시 재현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경남도는 지난해 산업 재도약 기반을 확보한 데 이어 올해는 그 기반 위에 새로운 성장동력을 더해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하는 해를 목표로 삼았다. 수소·바이오·반도체 등 신성장동력 산업을 육성하고 글로컬 대학 등 지역 특성에 맞는 인재를 양성하며 산업 기반을 더욱 확충해 지속 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다. 지난해 경남투자청 설치, 투자 유치 인센티브 확대 등 제도를 정비하고 많은 노력을 기울여 역대 최대 투자 유치 실적을 올렸던 경남은 기업 투자 유치에 더욱 박차를 가한다. 또 천혜의 환경을 자랑하는 남해안을 지역 경제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한다. 남해안권 관광진흥 특별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우주항공청 특별법 통과로 경남을 우주항공복합도시로 조성도 추진한다. 이미 우주항공청 개청에 대비해 실무사항을 마친 상황 속에 정주여건 마련은 물론 우수한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에도 첫 걸음을 뗐다. 국내 우주항공산업 생산액의 70%를 담당하는 경남이 우주항공산업을 이끌 컨트롤타워인 우주항공청과 함께 세계 5대 우주강국으로 성장할 중추적 역할을 할 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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