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하던 초등학생을 납치한 40대 남성에게 검찰이 중형을 구형했다.
27일 검찰은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1부(반정모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백 모 씨(42)의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영리약취·유인 등) 혐의 재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백 씨는 지난해 12월 19일 오전 9시 15분쯤 서울 도봉구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등교 중인 초등학생을 납치한 뒤 옥상으로 끌고 가 결박하고 부모에게 현금 2억원을 요구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 학생은 납치 한 시간 만에 백 씨가 자리를 비운 틈 타 청테이프를 끊고 탈출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 백 씨는 그날 오후 피해자의 주거지 근처에서 긴급 체포됐다.
이날 검찰은 "채무 독촉 압박에 시달리던 피고인이 범행 이틀 전부터 흉기와 청테이프 등을 준비했다"며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폐쇄회로(CC)TV가 없는 공동계단을 오르내리며 대상을 물색한 뒤 피해자를 흉기로 협박하며 옥상으로 끌고 올라가 미리 적어둔 협박 쪽지를 모친에게 보내는 등 범행을 치밀하게 계획했다"고 전했다.
이어 "집행유예 기간 중 범행을 저질렀고 피해자와 가족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며 "피해자와 어머니가 심리 치료를 받는 데다 피해자가 평생 겪을 트라우마를 고려하면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지적했다.
백 씨 측 변호인은 "피고인이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 씨는 최후변론에서 직접 쓴 반성문을 읽으며 "가족이 길거리에 나앉을 거라는 압박감에 제정신이 아니었다"면서 "아이를 다치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고 '아이를 안전하게 보내주면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을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범행을 저지르고 나서야) 제 어린 두 자녀가 생각나 바로 정신을 차렸다"며 "가정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어리석은 행동을 해 후회하고 뉘우치고 있다"며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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