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 출범하는 인도네시아 새 정부가 무상 급식 정책을 펼칠 예정인 가운데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에 이어 세계은행(WB)도 재정 건전성이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28일(현지시간) 자카르타 글로브에 따르면 사투 카호넨 세계은행 인도네시아·동티모르 대표는 전날 자카르타의 인도네시아 재무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차기 대통령이 확실시되는 프라보워 수비안토 후보의 무상 급식 공약에 대해 비용과 가용 자원을 모두 고려해 계획부터 실행까지 신중한 방식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공약이 재정에 부담을 주지 않도록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며 "인도네시아가 법으로 정한 재정 적자 상한선(국내총생산의 3%)을 준수하고, 거시경제와 재정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프라보워 후보는 지난 14일 치러진 대선 공약으로 아동 8,290만명에게 무상 급식과 우유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관련 프라보워 측은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당장 내년에는 100조루피아(약 8조5000억원)가 필요하고 100% 무상급식이 시작되는 2029년에는 연 450조루피아(약 38조4000억원)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450조 루피아는 인도네시아 국내총생산(GDP)의 약 2%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에 대해 아이르랑가 하르타르토 경제조정장관은 우유를 제외하고 아동 1인당 하루 급식 예산은 1만5000루피아(약 1280원)로 잡고 있으며 관련 예산을 내년도 예산안에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프라보워 측은 재원 마련을 위해 국세청을 재무부에서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독립시켜 실질적인 조세 부담률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앞서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와 무디스는 이 정책이 실행될 경우 인도네시아의 재정 건전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중기 재정 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이번 대선에서는 표본 개표 결과 프라보워가 60%에 육박하는 득표율을 기록, 결선투표 없이 대통령 당선이 확실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진행 중인 실제 개표에서도 프라보워는 과반을 득표 중이다.
인도네시아 선거관리위원회는 내달 20일 투표 결과를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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