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잡아다 감방에 넣든지, 그냥 너희들 마음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조용수 전남대병원 응급의학과 교수는 지난 27일 SNS에 "윤석열 대통령님! 부디 이 사태를 좀 끝내주십시오"라는 글을 올려 전공의가 떠난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는 의료진의 피로감을 호소했다.
조 교수는 "다 잡아다 감방에 넣든지, 그냥 니들 마음대로 하라고 손을 털든지, 어느 쪽이든 좋으니 평소처럼 화끈하게 질러주면 안 되겠냐"며 "짖는 개는 안 무는 법이고 빈 수레가 요란하다는데, 대체 뭐 때문에 이렇게 질질 끄는지 모르겠다"고 글을 시작했다.
이어 "코로나 때부터 나라에 무슨 일만 생기면 제 몸이 갈려 나간다. 나이 먹어서 이제는 진짜 온몸이 녹아내리는 기분"이라며 "싸우는 놈 따로, 이득 보는 놈 따로, 지나고 보면 고생한 거 누가 알아주지도 않는다"고 덧붙였다. 글을 맺으며 "저는 이러다 사직이 아니라 순직하게 생겼다"며 전공의들이 떠난 병원을 지키는 의료진의 피로감을 재차 호소했다.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하며 집단으로 병원을 이탈한 전임의들에 대해 정부가 의료 현장 복귀의 '데드라인'으로 제시한 29일을 하루 앞둔 28일, 각 수련병원의 전공의 대표자 등의 자택을 찾아 가 직접 업무개시명령서를 전달했다. 전공의들에게 현장 복귀 명령의 송달 효력을 확실히 하는 의미로 해석된다.
29일은 전공의 복귀 데드라인이면서 전임의들의 계약 만료일이다. 전임의들에 이어 전임의들까지 병원을 떠날 경우 3월부터 의료대란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형병원의 한 관계자는 "지난 2주는 비상 진료 체계를 통해 겨우 업무 공백에 대응했지만 다음 달부터는 의료 현장에 대혼란이 올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오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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