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은 수소연구단 정운호 박사 연구진이 국내 최초로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암모니아 분해 기반 청정 수소 생산 기술을 개발했다고 29일 밝혔다.
이로써 화석연료 사용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도 수소전기차용 국제표준을 충족하는 고순도의 수소 생산이 가능해졌다.
수소와 질소의 화합물인 암모니아는 액화수소에 비해 수소 저장 밀도가 1.7배 높아 가장 경제적인 수소 운송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비료 등 다양한 분야에 활용된 만큼 인프라, 취급, 안전 기준도 갖춰져 있어 수소 저장과 운송 문제를 해결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
암모니아는 수소와 질소만으로 이루어져 있어 수소를 분리할 때는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다. 하지만 분해하는 과정에서 600도(℃) 이상의 열에너지 공급이 필요하며, 이때 화석연료를 사용해 도리어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따라서 진정한 청정 수소 생산을 위해서는 암모니아 분해 과정에서도 탄소 배출이 없는 에너지원을 사용해야 한다.
연구진은 암모니아 분해 반응 후 남은 미량의 수소와 암모니아를 열원으로 재사용해 기존 공정에서 열원으로 활용하던 화석연료 없이도 고순도의 수소를 생산하는데 성공했다.
암모니아를 원료로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600도(℃) 이상의 고온에서 루테늄(Ru) 촉매를 이용해 암모니아를 분해하고 압력변동흡착(PSA·Pressure Swing Adsorption) 기술을 이용해 수소를 정제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질소와 수소가 포함된 잔류가스가 발생하고 암모니아 분해 반응기 열원으로 재사용된다. 다만 잔류가스만으로는 열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열량을 보충해 주어야 한다.
기존 기술의 경우 부족한 열량을 천연가스(LNG) 또는 액화석유가스(LPG) 등의 화석연료로 보충하기 때문에 연소 시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개발된 시스템을 이용하면 화석연료 대신 암모니아를 공급해 열량을 충당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원천 차단할 수 있다.
개발한 시스템을 이용하면 수소전기차용 연료전지에 공급 가능한 99.97% 이상의 고순도 수소를 시간당 약 0.5킬로그램(5N㎥)을 생산할 수 있다. 아울러 생산된 수소의 불순물 농도는 질소 300ppm 미만, 암모니아 0.1ppm 미만으로 수소전기차용 국제표준인 ISO 14687 기준을 충족했다.
연구진은 여기에 더해 국내 최초로 암모니아 추출 수소를 활용해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전력을 생산하는 1kW급 건물용 연료전지 시스템에 대한 실증도 성공했다. 두산 퓨얼셀파워BU와 함께 진행한 이번 실증은 그동안 천연가스(LNG) 기반 연료전지 시스템의 단점 중 하나로 여겨진 이산화탄소 배출 문제를 극복해 청정 수소 연료전지 발전의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연구책임자인 정운호 박사는 “이번에 개발된 기술은 그동안 2% 부족했던 암모니아 기반 무탄소 수소 생산 기술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고 청정 수소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암모니아와 연료전지를 결합해 친환경 선박의 무탄소 전원으로 활용할 수 있고 향후 용량을 확대하면 청정 수소 발전시장에도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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