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의과대학 증원 추진에 반발해 병원을 이탈한 전공의들에게 제시한 복귀 시한(2월 29일)이 지나면서 사법조치를 위한 작업 처벌을 위한 조치가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는 1일 홈페이지를 통해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삼성서울병원·건국대병원·동국대일산병원·충북대병원·조선대병원·분당차병원·계명대동산병원·인제대부산백병원·가톨릭중앙의료원 등 11개 수련병원에 소속된 전공의 13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공고했다.
의료법 제59조 제2항에는 정당한 사유 없이 진료를 중단한 의료인에게 업무개시명령서를 직접 교부 또는 우편으로 발송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다만 부재 및 주소 확인 불가 등의 사유로 교부 송달 또는 우편물 송달이 어려운 경우 등에 한해 홈페이지 공고로 대체가 가능하다.
복지부는 가운데 글자만 가린 전공의 13명의 이름과 소속 의료기관, 면허번호를 공개하며 “의료인이 집단 진료 중단 행위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우려가 있으므로 동 업무개시명령서를 확인하는 즉시 소속 수련병원에 복귀해 환자 진료 업무를 개시해 주기 바란다”고 적시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개시 명령을 거부하는 경우 의료법 제66조 및 제88조에 따라 처분 및 형사고발 될 수 있다. 공공의 안전 및 복리를 위해 긴급한 명령이 필요한 경우로 사전통지는 생략됐음을 알린다”고 덧붙였다.
해당 공시송달은 공고일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명령에 대한 불복하는 전공의들은 처분이 있음을 알게 된 날로부터 90일 또는 처분이 있은 날로부터 180일 이내에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
복지부는 전공의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조건을 전제로 제시한 복귀 마감 시한이 지난달 29일로 끝나면서 이달부터 현장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과 사법 절차가 시작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마감 시한까지 복귀를 마쳐야 면허 정지 등 불이익을 피할 수 있다는 게 복지부의 기본 원칙이다. 다만 복지부 관계자는 3월 1∼3일 연휴 기간 내에 복귀하는 전공의들에 대해서는 “더 고민해야 한다”고 언급하며 관용을 베풀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지금까지 300명에 가까운 전공의가 복귀했다고 밝혔으나 현장에서는 아직 체감할만한 본격적인 복귀는 없다는 분위기다. 1일 정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8일 오전 11시 기준 전국 주요 수련병원 100곳에서 전공의 294명이 복귀한 것으로 파악했다. 류옥하다 전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대표는 전일(29일)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대화하러 나오라고 한 다음 날 동료 전공의의 부모님, 아내, 남편, 아기가 있는 집에 경찰과 함께 찾아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며 겁을 줬다”며 “우리 운명을 우리에게 맡겨줬으면 한다.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전공의들은 현장에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현장 미복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과 사법 절차가 시작되면 이들에 대한 교육 및 업무지도를 담당하는 의과대학·대학병원 교수들은 크게 반발할 것으로 보인다. 고대의대 교수의회는 앞서 지난 28일 성명서를 내고 “필수의료 최전선에서 가장 고되고 과중한 업무를 묵묵히 담당해온 전공의를 대상으로 박민수 보건복지부 차관의 ‘소송을 부추기는 언행’과 경찰청장의 ‘전공의를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하는 발언’ 등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대 교수들은 정부 조치에 반발해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을 펼칠 것으로 예측된다. 일부 강경파를 중심으로 진료거부 등 교수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가능성도 거론되는데, 이 경우 의료현장 혼란이 한층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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