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집단행동 교사 등의 혐의로 압수수색을 당한 의사단체 간부가 1일 정부 조치에 강한 분노를 표하며 "의사들의 자유를 위해 저항하겠다"고 밝혔다.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전 의협 회장)은 이날 오후 의협 회관 앞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이 의협 비대위 지도부에 대한 압수수색을 자행하고 전공의 13명에게 업무개시명령 공시송달을 강행했다. 14만 의사들은 대한민국에서 자유 시민의 자격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음을 자각하는 계기가 됐다"며 "자유를 위해 저항하고 목소리를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주 위원장은 "전공의들의 자발적인 의사로 이뤄진 사직서 제출을 의협 비대위가 교사했다고 누명을 씌우고 의협 회원이기도 한 전공의들의 어려움을 돕고자 한 행동을 집단행동 교사 및 방조로 몰아가는 정부의 황당한 행태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며 "의사들은 한명의 자유 시민으로서 인정받기 위한 노력을 다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의사 회원들을 향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낭떠러지 앞에 서 있다. 3월 3일 여의도로 모여 우리의 울분을 외치고, 희망을 담은 목소리를 대한민국 만방에 들려주자"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국민 여러분께 불편을 끼쳐드릴 수도 있을 것 같다"며 파업 등 강도높은 집단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내비쳤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이날 오전 주 위원장을 포함해 의협 비대위 관계자 5명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7일 의협 비대위 김택우 위원장(강원도의사회장), 박명하 조직강화위원장(서울시의사회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과 주 위원장을 의료법 위반 협의로 고발한 데 따른 후속조치다. 경찰은 서울 용산구 소재 의협 회관 내 비대위 사무실과 영등포구 서울시의사회 사무실, 강원도의사회 사무실 등지에 수사관을 보내 의협 전·현직 간부들의 휴대전화와 PC 등 관련 자료를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임 회장과 주 위원장의 자택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의사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이들은 의과대학 증원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을 지지하고 도와 집단행동을 교사·방조함으로써 전공의가 속한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이와 별개로 복지부는 집단행동 중인 전공의 중 연락이 닿지 않은 13명에 대한 업무개시명령을 홈페이지에 공고하며 전공의에 대한 행정·사법적 처리가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의협 비대위는 연휴 마지막 날인 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일대에서 약 3만 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총궐기대회를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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