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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배의사 볼낯 없다”…대통령 온날 사직 밝힌 경북대 교수

윤우성 경북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 4일 SNS 통해 사직 의사 밝혀

정부의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관련 씁쓸한 심경 토로

윤석열 대통령이 4일 대구 북구 경북대학교에서 '첨단 신산업으로 우뚝 솟는 대구'를 주제로 열린 열여섯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제공=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저는 외과 교수직을 그만 두겠습니다. 다른 많은 분들도 마찬가지겠지만 저는 이미 오래 전 번아웃도 되었고 매일매일 그만하고싶다 생각하며 살고 있는데, 도와주는건 없고 더 힘만 빠지게 하네요. "

윤우성 경북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가 4일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선배 의사로서 (전공의들의) 보호막이 되어주지 못하고 뒤에 숨어 '반대한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어떻게든 잘 해결되길 수동적으로 기다리기만 하고 있는 모습이 너무 부끄럽다"며 사직의사를 밝혔다.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추진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대거 사직서를 제출하고 병원을 떠나 의료공백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필수의료 분야에 종사하는 교수(전문의)가 공개 사직 의사를 밝힌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료계에 끼칠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윤 교수는 "제가 전공의 시절, 아니 그 전부터 항상 '외과는 지금이 바닥'이라고 했다"며 "20년이 지났는 데도 더 나빠지면 나빠졌지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는것 같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저를 포함해 필수과 현장에 있는 의사들이 정부의 필수의료 살리기 관련 정책에 대해 나쁘다고 지적하는데 왜 귀를 기울이지 않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상호 의견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십분 이해한다고 해도 그 과정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적었다.



그는 의대 증원 및 필수의료 패키지 내용을 비롯해 최근 의료계 안팎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에 대해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의료 문제에 대해 이성적이고 논리적인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정부는 여론몰이에만 몰두해 합리적 결론과 합의는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대학 본부에서 소위 학자라는 사람들이 본질과 현실파악에 대한 노력은 없고 해당 정책의 결과도 예측할 생각도 없이, 해당 학과의 의견을 무시한 채 눈앞에 보이는 이익만 바라보고 정부 정책을 수용하며 이것 저것 요구하는 모습은 할말을 잃게 만든다"고 꼬집었다. 특히 "의료 현실에 책임져야 할 정부, 기성세대 의사들인 우리가 욕 먹어야 할 것을 의사생활을 한지 얼마 되지 않은, 그리고 병원 내에서 누구보다 고생하고 있는 전공의가 다 짊어지고 있다"며 "이런 답답한 상황에 제 위치에 떳떳하게 서 있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윤 교수는 경북의대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경북대병원에서 전공의 과정을 마치고 외과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다음 경북대병원과 칠곡경북대병원에서 동맥폐색질환, 동맥류, 정맥질환, 하지정맥류 등 혈관 관련 질환을 치료해 왔다.

전국 의과대학 정원 신청이 마감되는 이날 윤석열 대통령은 민생토론회를 위해 대구 경북대학교를 찾아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경북대는 의대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밝힌 대표적인 대학으로 꼽힌다. 홍원화 경북대학교 총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기존 의대 정원(110명)의 2배가 넘는 250명 정원을 신청할 뜻을 공개하고 "교육의 질이 떨어지지 않을까 (내부에서) 굉장히 반발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130명 이상이 들어갈 강의실이 없는 등 현장 연구공간과 학습공간 등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드웨어 뿐만 아니라 현재보다 정원이 230% 늘었을 때 이를 담보할 교원의 수도 확보돼야 한다는 의견도 밝혔다. 이에 윤 대통령은 "좋은 의사를 많이 길러낼 테니 정부가 적극 지원해달라고 했는데, 적극 지원해 드리겠다. 걱정하지 말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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