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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우미 전용 비자 도입하고 유학생 적극 활용해야…최저임금 차등도 절실

<저출생, 이것만은 바꾸자>

맞벌이 부부, 아이돌봄 도우미 못 구해 발동동

대기 시간 길고 소득 요건도 까다로워

가사·육아 도우미 90% 이상이 50대 이상

외국인 도우미 전용비자 도입하고 유학생 활용해야

최저임금 차등·정부 지원으로 비용 부담 확 낮춰야

저출생에 시름하는 나라, 외국인 도우미 적극활용





“아이돌봄서비스 매칭은 도대체 언제 되나요.. 심지어 등원시간 피해 9시30분부터 12까지 돌봐줄 도우미를 신청했는데도 매칭이 안 됩니다. (수원시 3자녀 엄마)

“아이돌봄서비스를 위해 지원을 많이 해주는 강남구로 이사했는데 여지껏 매칭이 안되네요. 도우미가 부족해서인지 아이가 둘이라 거절하는 건지 모르겠습니다.(강남구 쌍둥이 엄마)

“아이돌봄서비스를 신청하니 3개월 이상 대기애야 한다고 합니다. 양가 부모님 등 도움받을 곳 없는 저 같은 워킹맘은 앞이 캄캄해요. 그나마 정부 지원은 중위소득 150% 이하로 까다롭습니다. 결국 사설 도우미 업체를 알아봐야 하는데 비용이 얼마나 들지 걱정입니다”(송파구 워킹맘)

우리나라에서 아이를 낳아 기르는 부모들, 특히 맞벌이 부부가 통과의례처럼 겪는고통이 ‘도우미 구인난’이다. 각종 맘카페에는 아이들 등하원 도우미, 가사 도우미를 돈 주고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고 있다는 워킹맘들의 하소연이 넘쳐난다. 워킹맘들 사이에서는 ‘3대가 덕을 쌓아야 도우미를 구할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회자될 정도다.

가사도우미 서비스 수요가 폭발하고 있다. 여성의 경제활동참여가 늘면서 아이 등하원과 가사일을 도와줄 도우미를 원하는 수요뿐 아니라 고령화로 인한 도우미 수요도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가사서비스 종사자는 날로 급감하는데다, 도우미들의 연령대도 높아져 50대 이상이 90%를 넘을 정도다. 젊은 층 인구가 줄어들고 가사도우미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낮아 신규 인력이 유입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더구나 주 40시간 근무를 하는 종일제 가사도우미는 전체 도우미의 2%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우미 구인난을 해소하고 비용을 낮추기 위해서는 결국 외국인 가사도우미 도입이 불가피하다. 실제 육아스타트업 맘편한 세상과 비즈니스 코칭기업 인코칭이 부모를 대상으로 양육 정책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가정방문형 아이돌봄 정책’(5점 만점에 4.57점)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고, ‘부모의 양육시간 지원 정책’(4.46점), ‘기관·시설 돌봄 정책’(4.27점)이 뒤를 이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도우미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려면 외국인 가사도우미 전용 비자를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와 서울시가 추진중인 외국인 가사도우미 시범서비스는 국가간 협약을 통해 인력 송출이 제한되는 E-9비자여서 근본적인 수급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18만여명에 달하는 외국인 유학생을 활용하는 방안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이를 위해서는 통·번역, 식당점원 등으로 제한된 유학생 취업 분야에 가사도우미를 포함시켜야 한다. 외국인 가사도우미 임금 문제도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거나 정부가 일정 비용을 지원해 아이 가진 부부의 부담을 확 낮추어주는 정책이 절실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를 통해 종일제 돌봄은 월 100만원 선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활용하고, 파트타임 돌봄은 내국인 도우미나 외국인 유학생에게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전세계 저출생 국가는 이미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광범위하게 도입하고 있다. 영국·프랑스·벨기에·이탈리아·스페인 등 서유럽이나 일부 중동 국가에서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가 위탁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홍콩·싱가포르·대만·말레이시아·일본·호주 등 아시아에서도 도입이 활발하다.

홍콩은 여성의 육아부담 해소와 노동시장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1973년부터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도입했다. 필리핀과 인도네시아 출신들이 외국인 가사도우미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종일제 가사도우미는 외국인, 파트타임 도우미는 내국인이 주로 맡고 있다.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위한 최저임금을 별도로 마련해 도우미 보수와 식비 항공료 등으로 120만원을 지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1978년 외국인 가사도우미 제도를 도입한 싱가포르는 최저임금 제도가 없지만 국제노동기구(ILO) 조사에 따르면 2021년 기준으로 1442싱가포르달러(약 143만 원) 정도를 받는다. 일본의 경우 비교적 최근인 2013년부터 외국인 가사도우미를 쓰기 시작했다. 홍콩이나 싱가포르와 달리 이용가정이 직접 도우미를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지정된 민간기관이 고용주체다. 홍콩에서는 입주 도우미를 고용하지만 일본에서는 도우미가 독립된 숙소에서 생활하면서 주 30시간 이상 일한다.

노민선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이 상대적으로 적은 중소기업 근로자, 소상공인 등 누구나 가사도우미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비용을 덜어주는 방안을 다각도로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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