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제약·바이오 기업의 정기 주주총회가 본격화된 가운데 임기 만료를 앞둔 최고경영자(CEO) 대부분이 임기 연장에 ‘청신호’가 켜졌다. 반면 OCI그룹과 이종간 결합이 진행 중인 한미약품 그룹에서는 오너 일가간 치열한 표 대결이 예상된다.
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 종근당, 동아쏘시오홀딩스, HK이노엔, SK바이오사이언스, 대웅제약, GC녹십자, 일동제약 등의 대표이사 등기임원 임기가 곧 만료된다. 대부분 이번 정기 주총에서 연임 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전문 경영인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유한양행은 조욱제 대표이사를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한 상태다. 조 대표는 폐암 신약 '렉라자'의 보험급여 확대를 이룬 바 있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1조 7300억원 규모의 기술 수출 계약을 체결하는 등 성과를 보인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도 재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정재훈 동아쏘시오홀딩스 대표이사와 곽달원 HK이노엔 대표이사 역시 연임될 것으로 보인다. 정 대표에 대한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상정된 상태다. HK이노엔은 주주총회 안건을 아직 공시하지 않았지만 곽 대표가 위식도역류질환 신약 ‘케이캡’ 성장과 지난해 호실적을 이끄는 데 기여한 만큼 연임이 유력하다.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에 대한 재선임 안건도 올라왔다. 2018년 SK바이오사이언스 출범부터 회사를 이끈 안 대표는 코로나 백신 개발·생산에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하며 2021년 한차례 연임에 성공했다. 반면 6년간 대웅제약을 이끌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던 전승호 대표이사는 이달 퇴임한다. 보툴리눔 톡신 사업을 이끈 박성수 부사장이 각자대표인 이창재 대웅제약 대표이사와 함께 사업을 이끌 전망이다. 전 대표는 대웅인베스트먼트와 아피셀테라퓨틱스의 대표를 맡게 된다.
녹십자·일동제약 등 오너일가가 대표이사로 재직 중인 업체도 연임이 유력하다. 녹십자와 일동제약은 각각 오너 3세인 허은철 대표이사와 윤웅섭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상정했다. 허 대표이사는 혈액제제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등을 이끌어냈으며 윤 대표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 16대 이사장을 맡고 있다.
반면 OCI그룹과 통합 절차를 진행중인 한미약품그룹은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치닫고 있는 만큼 주총에서 경영권을 둘러싼 표 대결이 이뤄질 전망이다.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사장은 주총에서 두 형제를 포함해 총 6명을 한미사이언스의 새 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해 달라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했다. 이들을 이사회에 포함할지는 주주총회에서 표결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밖에 레고켐바이오사이언스가 정기주총을 통해 제과기업 오리온의 인사를 신규 이사로 선임하고 새 이사진을 구성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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