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정책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을 한 것과 관련해 이를 교사·방조했다는 혐의로 고발을 당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에 대한 경찰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6일 의료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된 주수호 의협 언론홍보위원장을 마포구에 있는 청사로 불러 조사했다.
주 위원장은 출석에 앞서 “사이비 관변학자와 보건복지부 고위 관리들이 이 사태가 마치 대한민국에 의사가 부족해 비롯된 것이고 의대 정원 증원만이 유일한 해결책인 것처럼 국민을 호도하고 여론을 조작하고 있다”며 “이러한 여론에 맞서, 정부의 잘못된 주장에 맞서 싸우는 의사들을 집단 이기주의에 젖어 밥그릇 싸움이나 하는 부도덕한 집단으로 치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은 현재 차기 의협 회장 선거에 출마한 상황이다.
의협이 전공의들의 집단 사직서 제출을 교사하고 방조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는 “(집단행동을) 교사한 적이 없기 때문에 교사죄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MZ세대는 완전히 신인류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선배들이 나선다고 따르지 않는다. 우리가 후배들을 방조하고 교사했다는 것은 전혀 본질과는 다른 얘기”라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보건복지부는 김택우 의협 비상대책위원장, 주 홍보위원장, 박명하 비대위 조직강화위원장,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노환규 전 의협 회장 등 관계자 5명을 경찰에 고발했다. 복지부는 이들이 전공의들의 사직서 제출 등 단체행동을 지지하고 법률적으로 지원해 전공의들이 소속된 수련병원의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은 정부가 전공의 복귀 시한으로 정해 놓은 지난달 29일이 지나자 바로 다음 날인 이달 1일 고발된 의협 전·현직 간부들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집행했다. 또한 김 비대위원장 등에 대해서는 출국 금지 조치를 했다.
이날 주 위원장을 시작으로 고발된 의협 관계자들의 소환 조사가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노 전 의협회장은 9일, 김 비대위원장과 박 조직위원장은 12일 경찰에 출석할 예정이다. 임 회장은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주 위원장은 조사 10시간 만인 오후 8시께 귀가했다. 주 위원장은 "경찰로부터 나와 함께 소환되는 (의협)관계자들과의 관계나 의혹 전반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며 "경찰에 혐의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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