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가 미 대선 공화당 경선에서 결국 사퇴한 가운데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층을 누가 끌어안느냐가 올해 대선의 주요 변수로 급부상하고 있다.
6일(현지시간)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올해 대선의 ‘캐스팅 보트’가 될 온건파 공화당, 즉 헤일리 전 대사의 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경쟁에 돌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니키 헤일리의 지지자들을 원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면서 “분명히 말하고 싶다. 내 선거 캠페인에는 그들을 위한 자리가 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가 장악한 공화당에서 헤일리 전 대사가 소신 있게 경쟁을 펼쳤다는 점을 치켜세웠다.
그는 “오늘날 공화당에서는 도널드 트럼프에 대해 감히 진실을 말할 수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면서 "헤일리는 트럼프를 항상 따라다니는 혼란, 옳고 그름을 구분하지 못하는 무능력, 푸틴 앞에서 움츠러드는 모습에 대해 기꺼이 진실을 말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경선 과정에서 헤일리 전 대사를 ‘새대가리(Bird Brain)’로 칭하며 헤일리 지지층과 각을 세워왔으나 대선 승리를 위해 선거 전략을 변경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에서 “니키 헤일리는 어젯 밤에 트라우마를 겪었다”면서 자신의 슈퍼화요일 승리를 자축한 후, 공화당 지지층을 향해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선거 운동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전날 승리 연설에서도 그는 “우리에게는 엄청난 재능을 가진 훌륭한 공화당이 있고, 우리는 단결을 원하며, 그 단결을 이룰 것이다”고 강조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전날 슈퍼화요일 경선이 열린 15곳 중 14곳을 휩쓰는 대승리를 거두긴 했으나 11월 대선에서 적지 않은 위험 요소를 노출됐다고 진단했다.
실제 CNN 출구조사에 따르면 올해 대선의 최대 경합지인 노스캐롤라이나주에서 헤일리 지지층의 80%는 11월 대선에서 반드시 공화당 후보에게 투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3분의 2에 달하는 헤일리 지지층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 업무를 수행하기에 신체적, 정신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악시오스는 “올해 백악관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 중 하나는 헤일리 지지층, 즉 트럼프 지지를 꺼리는 온건파 공화당 유권자들이 11월에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이날 “이제 공화당과 공화당 외부의 유권자들의 표를 얻는 것은 도널드 트럼프에게 달려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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