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6일 군 훈련장을 찾아 “전쟁 준비 강화”를 지시했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북한군 서부지구 작전훈련기지를 방문해 “적들의 사소한 전쟁 도발 기도도 철저히 제압하려면 전투 능력을 비약적으로 제고하기 위한 실전 훈련을 끊임없이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전군이 전쟁 준비 강화의 새로운 전성기를 힘 있게 열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쌍안경으로 훈련 상황을 주시하고 직접 돌격소총을 들고 사격하는 자세를 취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전쟁 준비’ 운운한 것은 4일부터 시작된 한미연합훈련 ‘자유의 방패(FS)’에 대한 반발 차원으로 보인다. 북한 국방성은 FS 훈련을 “전쟁 연습”이라며 “응분의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겁박했다.
북한은 대남·대미 협박과 도발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말 남북 관계에 대해 “통일이 성사될 수 없다”면서 ‘적대적 교전국’으로 규정한 뒤 이 같은 기조에 맞춰 노골적인 강경 발언들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우리가 인정하는 해상 국경선을 적이 침범할 시 우리의 주권에 대한 침해로 간주할 것”이라며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에서의 도발을 위협했다. 김정은 정권은 뒷배 역할을 하는 중국·러시아와 더 밀착하면서 핵·미사일 고도화를 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북한이 4·10 총선을 앞두고 남남 갈등과 한미 동맹 균열을 노리는 다양한 방식의 도발을 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날로 수위를 높여가는 북한의 도발 위협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무엇보다 자체 군사력 증강과 실전 훈련 반복 등을 통해 자주국방 역량을 극대화해야 한다. 하지만 문재인 정부 5년 동안 한미연합훈련은 지휘소연습으로 대체되는 등 유명무실화됐다. 문재인 정부는 남북대화를 이유로 2018년 이후 한미 야외실기동훈련(FTX)을 대대급 이하로 대폭 축소해 실시했다. 올해 한미연합훈련을 계기로 야외실기동훈련 등 실전 연습을 반복하고 미국의 핵우산을 강화해 북한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응징할 수 있는 태세를 갖춰야 한다. 그래야 ‘힘으로 지키는 평화’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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