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부유층과 대기업에 부과하는 세율을 대폭 올려 연방정부의 적자를 3조 달러(약 4000조 원) 이상 줄이겠다고 밝혔다. 11월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 대통령과 민주당이 핵심 지지 기반인 중산층 유권자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경쟁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차별화되는 진보적 색채를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국회의사당 상·하원 합동 회의에서 진행된 연례 국정연설에서 “대기업과 매우 부유한 사람들이 최종적으로 정당한 몫을 지불하도록 함으로써 연방 적자를 3조 달러 더 줄이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법인세 최저세율을 현행 15%에서 21%로 올리고 대형 제약사 및 석유 회사, 개인용 제트기, 대기업 임원 연봉 등에 제공되는 세금 감면 혜택도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약 1000명으로 추산되는 억만장자들에게 최소 25%의 연방 세금을 매겨 향후 10년간 5000억 달러를 과세하는 일명 ‘억만장자세’를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부채는 26조 2000억 달러(약 3경 4500조 원)에 달한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해 “자유와 민주주의가 세계에서 공격받고 있다”고 지적한 뒤 “미국은 우크라이나에서 도망치지 않을 것”이라며 지속적인 지원 방침을 재확인했다. 대(對)중국 관계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중국과의 경쟁을 원하지 분쟁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중국의 불공정한 관행과 맞서고 있다. 미국의 최첨단 기술이 중국의 무기에 사용될 수 없도록 확실히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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