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통일부의 올해 업무 계획을 보고받고 “통일은 인류 보편적 가치인 자유에 근거해야 한다”며 “통일부가 헌법상 우리 국민인 북한 주민 개개인의 삶의 질과 인권 개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라”고 지시했다. 통일부는 자유주의 철학이 담긴 새 통일 구상을 수립하기로 했다.
8일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2024 업무 계획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전날 통일부의 보고를 받고 이같이 주문했다고 전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은 “통일은 북한 주민 한 명, 한 명의 자유를 확대하는 것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앞서 윤 대통령이 3·1절 기념사에서 ‘자유로운 통일 대한민국’을 천명함에 따라 통일부는 자유주의 가치를 담은 새 통일 구상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이달 15일 출범하는 2기 ‘통일미래기획위원회’를 본격 가동해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할 계획이다.
우리 정부의 공식 통일 구상은 김영삼 정부 때인 1994년 발표된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에 담겨 있다. 이를 두고 김 장관은 “역대 정부가 계승한 방안이지만 북한 핵 문제, 악화된 인권 상황, 국제 정세 변화 등으로 수정·보완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왔다”며 “이런 변화를 반영해 새 통일 구상을 수립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민족공동체 통일방안을 수정할지, 새로운 윤석열 정부의 통일 구상을 발표할지 등을 포함해 모든 것을 국민적 논의를 거쳐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새 통일 구상안은 이르면 올해 광복절에 맞춰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일부는 독일 사례를 참고해 통일을 이루기 위해서는 국제사회의 지지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미국·일본·유럽 등 주요국과 ‘통일국제협력대화’도 추진하기로 했다. 북한 주민의 인권을 높이는 방안 마련도 병행한다. 지난해 정부 최초로 북한 인권 보고서를 공개 발간한 데 이어 올해도 보고서를 발간한다.
한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틀 연속 군부대 훈련을 시찰했다. 조선중앙통신은 8일 “김 위원장이 7일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들의 포사격 훈련을 지도했다”고 전했다. 통신은 “훈련에 적의 수도를 타격권 안에 두고 전쟁 억제의 중대한 군사적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국경선 부근의 장거리 포병 등이 참가했다”고 전했다. 4일부터 진행 중인 한미 ‘자유의 방패’ 연합훈련의 맞대응 성격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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