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신규 일자리 증가폭이 2월 들어서도 시장 예상 뛰어 넘어 큰 폭으로 증가했다.
미 노동부는 8일(현지시간) 발표한 2월 고용보고서에서 미국의 비농업 일자리가 전월 대비 27만5000건 늘었다고 밝혔다. 이는 블룸버그 시장 예상(20만건)을 크게 웃도는 수치로 미국 고용이 여전히 강력함을 시사했다. 다만, 실업률은 0.2%포인트 오른 3.9%로 예상(3.7%)보다 높았고, 폭발적으로 늘어난 것으로 발표됐던 1월 고용 지표가 기존 35만3000건에서 22만9000건으로 대폭 하향 조정됐다. 과열된 고용 시장이 냉각되며 안정돼 가고 있다는 징후가 나타난 것이다.
인플레이션 수준을 보여주는 시간당 평균 급여는 전월 대비 0.1% 상승해 시장 전망(0.2%)을 밑돌았고, 1월 수정치인 0.5%보다 크게 둔화했다. 지난해 2월 대비 상승률도 4.3%로 1월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률(4.5%)보다 낮았다.
평균 수준을 뛰어넘는 일자리 증가세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강하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실업률 상승과 임금 상승률 둔화는 뜨거웠던 고용 시장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신호로도 풀이된다. 블룸버그는 이번 보고서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가속화할 위험 없이 경제가 계속 확장될 것임을 시사한다”며 “이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여지를 제공한다”고 해석했다. 실제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준금리 인하에 앞서 인플레이션 둔화세 지속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노동시장 과열 완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조해왔다. 전날 연방 상원 청문회에서도 인플레이션 둔화 확신을 갖게 될 지점이 멀지 않았다고 말해 6월 금리 인하 게시 전망에 한층 무게가 실렸다.
한편, 보고서 발표 후 미국 증시는 소폭 강세로 개장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성장을 억제하지 않고 인플레이션 둔화를 계속할 수 있다는 투자자들의 자신감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채권은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며 2년물 국채 이율이 하락했다.
다만, 이번 지표가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에 다음 주 나오는 2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소매판매 지수에 대한 관심은 한층 커질 전망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