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관람 감소와 관람문화 변화로 어려움을 겪은 멀티플렉스들이 상영관 고급화와 특별관 확대로 수익성 제고에 나선다. 풍부하고 다양한 형태의 상영관을 갖춰 오직 영화관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충성도와 수익성이 높은 고급관·특별관으로 멀티플렉스들이 영화관 산업 위기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J CGV의 자회사 CJ 4D플렉스는 최근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에 미국 극장사업자 리갈과 함께 세계 최대 규모의 4DX 상영관을 새로 열었다. 일반적인 4DX 상영관의 두 배에 달아는 296개의 좌석이 설치되어 진동·바람·안개 등 21개에 달하는 효과를 더욱 효과적으로 체험할 수 있다. 일반 규모 상영관도 함께 설치됐는데, 북미 지역에서 영화관 한 곳이 두 개에 4DX 상영관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이다.
CJ CGV는 특별관 사업을 확대·재편 중이다. 지난달에는 4DX와 스크린X가 합쳐진 특별관 4DX스크린을 ‘울트라 4DX’로 리브랜딩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공격적 확산 의지를 밝혔다. 현재 국내 10개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김종열 CJ 4D플렉스 대표이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 확산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CJ 4D플렉스는 지난해 기준 전 세계 74개국 112개 극장 사업자와 함께 4DX 792개, 스크린X 379개를 운영하고 있다.
메가박스도 자사의 특별관 돌비 시네마와 4D 특별관 ‘메가 MX4D’를 확대 중이다. 2020년 7월 처음 도입된 돌비 시네마는 오직 메가박스에서만 만날 수 있다. 현재 코엑스·송도 등 전국 7개 지점에서 운영 중이다. 생동감 넘치는 화면을 구현하는 ‘돌비 비전’과 사운드 시스템 ‘돌비 애트모스’를 활용해 고객들에게 좋은 평을 얻고 있다.
첫 4D 특별관 ‘메가 MX4D’도 지난달 코엑스점에 처음으로 문을 열었다. 영화 장면에 따라 15가지 모션 체어 효과와 9가지 상영관 효과가 표현된다. 메가박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객들과의 특별관 접점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롯데시네마도 고급화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시네마도 4D 상영관인 ‘슈퍼 MX4D’를 최초로 오픈했다. 12월 월드타워점을 시작으로 수원점에도 문을 열었다. 수원점은 4D 상영관을 제외한 나머지 상영관을 리클라이너 좌석으로 운영해 고급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달 중 수퍼플렉스를 리뉴얼해 울트라 와이드 스크린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 시스템도 도입할 예정이다. 롯데시네마는 2022년 프리미엄 상영관 수퍼플렉스를 선보인 바 있다. 김병문 롯데컬처웍스 시네마사업본부장은 “앞으로도 특화관을 기획 개발해 확장하며 새로운 극장 문화를 만들어 나가곘다”고 밝혔다.
멀티플렉스들이 고급관·특별관을 확대하는 것은 일반관 대비 객단가와 충성도가 높기 때문이다. 특히 팬데믹을 거치며 영화 관람 풍조가 많이 바뀌어 일반관에 대한 관객들의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뀌었고, 어차피 영화관에 간다면 더 좋은 관람 경험을 원하게 됐기 때문이다.
실적도 이러한 경향성을 뒷받침한다. 아이맥스의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아이맥스 글로벌 박스오피스는 11억 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아이맥스 측은 난해 128개의 아이맥스 상영관이 늘어났고 회사의 수익성이 강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CJ 4D플렉스도 4분기 영업이익 3억 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메가박스에서도 ‘듄: 파트2’의 돌비 시네마 좌석점유율이 일반관의 5배를 넘겼고, 메가 MX4D에서 재상영된 ‘스파이더맨: 어크로스 더 유니버스’의 좌석점유율은 95%에 이르렀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관과 특별관이 일반관을 점점 대체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더 차별화되고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특별관만이 경쟁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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