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남뉴타운 고도제한 완화 등을 요구하며 서울시청 앞에서의 집회를 계획했던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이 유창수 서울행정2부시장을 면담했다. 시는 고도제한 완화 요구에는 강경한 입장을 보인 반면, 이를 제외한 여타 조합의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기로 했다.
9일 서울시와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유 부시장과 한남 제3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 집행부는 서울시청에서 만나 한남뉴타운 고도제한 완화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이 집회를 계획하면서 서울시 측에 요청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남3구역 재개발 조합은 남대문경찰서에 이달 13일 서울시청 앞에서 집회를 열겠다고 신고했다. 현재 촉진계획 변경안 절차를 밟고 있는 조합은 집회를 통해 현재 90m인 한남뉴타운의 높이 제한 완화 등을 요구할 계획이었다. 시가 지난해 ‘신고도지구구상(안)'을 발표하며 높이 규제를 대폭 완화하겠다고 나섰지만, 한남뉴타운은 발표대상이었던 남산고도지구에 포함되지 않아 제외됐기 때문이다. 이후 조합은 지난해 용산구에 서울시의 지침 90m를 넘어서는 계획 등이 담긴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제시했지만 이는 결국 반려됐다. 조합 관계자는 “이번 면담에서 시가 높이에 대해서는 강경한 입장을 보였지만 나머지 요구사항에 대해서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답했다”며 “한 달 금융비용으로만 조합이 약 80억 원을 지출하는 상황에서 사업성 개선을 위해 시와 협의했다”고 말했다. 조합은 이번 면담에 앞서 계획했던 집회도 취소했다.
한남 3구역 재개발 조합이 사실상 고도제한 완화 요구를 철폐함에 따라 한남 2구역 재개발 조합의 고민도 깊어질 전망이다. 2구역은 일명 ‘118프로젝트’를 내세운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고도제한 완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18프로젝트는 90m의 높이 제한을 118m로 완화하고 층수도 기존 원안 설계 14층에서 21층으로 높이겠다는 내용이다. 지난해 조합 내에서 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시공권을 해지하려는 시도도 있었지만, 결국 무산되고 본계약까지 체결되며 일단락됐다. 하지만 한남뉴타운의 높이 규제에 대한 시의 입장이 굳건하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시공권 등을 둘러싼 갈등이 조합 내에서 또 다시 불거질 수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몇 년 간의 시물레이션 등을 통해 90m로 결정된 높이 규제를 한 번에 뒤집는다는 것은 혼선을 줄 수 있다”며 “특히 남산은 서울의 상징인데다 조망이 중요한 만큼 이에 대한 원칙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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