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0 총선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의 텃밭인 광주에선 친명계 원외 후보들이 현역 의원들을 대거 제치면서 ‘물갈이론’을 현실화했다. 광주 지역구 중 마지막 경선을 치르고 있는 비명계 송갑석 의원의 운명에 따라 친명계가 광주를 싹쓸이할지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11일 현재 민주당은 광주 8개 선거구 중 송 의원의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 1곳을 제외한 7곳의 경선을 마쳤다. 경선이 완료된 7곳은 모두 범친명계가 차지했다. 특히 △광산갑 박균택 민주당 당대표 법률특보 △동남갑 정진욱 당대표 정무특보 △동남을 안도걸 전 기획재정부 차관 △북구갑 정준호 변호사 △북구을 전진숙 전 청와대 행정관 등 친명 행보를 보여온 원외 후보들이 지역구 현역 의원들을 제쳤다. 이용빈(초선·광산갑), 윤영덕(초선·동남갑), 이병훈(초선·동남을), 조오섭(초선·북구갑), 이형석(초선·북구을) 의원은 줄줄이 고배를 마셨다.
광주 현역 중 민형배(초선·광산을) 의원이 유일하게 살아남았단 점도 주목을 받았다. 민 의원은 대표적인 친명계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민주당 텃밭이 현역 물갈이와 동시에 친명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양상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마지막 남은 지역구인 광주 서구갑의 현역이자 비명계인 송 의원의 경선 결과가 광주 민심의 향방을 가늠할 지표가 될 전망이다. 송 의원은 조인철 전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과 10일부터 12일까지 경선을 치른다. 조 후보는 ‘친명 마케팅’을 펼치고 있어 또 한 번 비명계 현역 대 친명 원외의 대결 구도가 성사됐다.
다만 송 의원은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포함된 만큼 고전이 예상된다. 하위 20% 대상자에겐 경선 득표의 20% 감산 페널티가 적용된다. 송 의원이 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경선에서 탈락한다면 광주에서 비명계는 전멸하게 된다. 광주 지역구 현역 의원 역시 민 의원을 제외하고는 모두 물갈이 되는 것이다. 송 의원이 경선에서 이길 경우 광주의 유일한 비명계로 3선에 도전하게 된다.
민주당의 ‘심장부’인 광주의 이같은 물갈이론을 두고선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 심판론을 띄우는 데 미미한 존재감을 보여 광주 민심이 새로운 인물을 선택했다는 인적 쇄신론이 있는가 하면, ‘비명횡사·친명횡재’ 공천의 연장선이란 시각도 적지 않다. 현역 의원들이 초선이었던 만큼 정치력 한계, 지난 지방선거 공천 잡음, 지역민과의 소통 부족 등이 표심으로 나타났다는 평가도 있다.
한편 광주 북구갑은 경선에서 승리한 정준호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후보자가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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