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에서 산 건 7일 만에 왔는데 다른 곳에서 산 건 14일째 안 오네요.”
알리익스프레스가 중국산 제품을 7일 만에 국내로 들여와 배송 중인 것과 달리 국내 플랫폼에서 거래되는 중국 직구 제품의 배송은 하염없이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알리는 사설(특송 업체의 자체 시설) 통관을 통해 화물을 보내고 있지만 국내 기업은 해외 직구 증가로 병목현상이 심각한 정부의 공식 통관 시설을 이용하면서 배송이 늦어지고 있는 것이다.
11일 서울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알리는 현재 인천공항 지역에 사설 통관장을 보유한 7개 특송 업체 모두와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설 통관장은 국내 민간 특송 업체가 관세청의 허가를 받은 후 만든 시설로 신속 통관이 장점이다. 관세청에서 운영하는 지정 장치장에 물동량이 몰려 통관 지연이 심각한 경우 사설 통관장을 이용하면 보다 빠르게 배송할 수 있다. 알리는 이 같은 점을 이용해 물동량이 몰린 정부의 공식 통관 시설 대신 사설 통관장을 통해 신속하게 화물을 보내왔다.
알리가 국내 사설 통관장을 보유한 7개 특송 업체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었던 건 막대한 탁송량 덕분이다. 중국에서 우리나라로 들어오는 막대한 규모의 탁송 물량을 바탕으로 협상력을 발휘해 알리에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반면 국내 플랫폼은 알리에 비해 중국에서 들여오는 탁송 물량이 턱없이 적기 때문에 특송 업체를 이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특송 업체를 이용하더라도 상대적으로 가격 등 조건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 그 바람에 국내 플랫폼을 통해 한국에 들어오는 중국 직구 제품은 정부의 공식 통관장을 거치며 통관 지연의 피해를 고스란히 겪고 있다.
이 같은 문제는 2월 14일 진행된 산업통상자원부 중견기업정책관 주재 유통 업계 간담회에서도 지적된 바 있다. 당시 쿠팡·11번가·지마켓·SSG닷컴 등 국내 e커머스 업계 실무진과 함께 간담회에 참석했던 정부 관계자는 “e커머스 업체들은 해외 직구와 관련해 최근 직구 물량이 늘면서 통관 시간이 너무 오래 소요되는 등 통관과 관련된 애로 사항을 호소했다”면서 “통관 시간 단축을 위한 대책 등을 마련해 달라는 주문이 나와 앞으로 해결책 등을 찾기 위해 긴밀하게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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