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의 루이스 카푸토 경제장관이 지난주 대중소비제품을 생산하는 대기업 총수들을 만난 자리에서 "1+1이나 두 번째 상품 70% 할인 등과 같은 상업 할인 행사 대신 내린 가격으로 판매해달라"고 말했다고 현지 매체 암비토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3월 첫 주 물가상승률이 정부 예상치보다 높아지자 물가를 책임지고 있는 경제장관이 협조를 당부한 것이다.
카푸토 장관은 이 자리에서 "일반적으로 가격 상승 둔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1+1이나 두 번째 상품 구매 시 70% 혹은 80% 할인 등의 할인행사로 인해 물가상승률 둔화세가 물가지수에 잡히지 않는다"면서 "이런 행사가 아니라면 가격 상승폭 하락이 지수에 반영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르헨티나의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은 작년 12월 취임하자마자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 정부가 인위적으로 가격을 억제하던 '공정한 가격' 프로그램을 폐지하고 가격은 시장의 수요와 공급에 맡긴다고 하면서 동시에 자국 화폐를 50% 이상 평가절하했다.
하지만 이에 따라 억제됐던 가격이 환율 폭등과 함께 제자리를 찾아가면서 모든 가격이 천정부지로 급등했다.
작년 12월 월간 물가상승률은 25.5%, 올해 1월은 20.6%를 기록했다. 지난 2월 공식 수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15%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언론보도에 따르면 2월 기준 연간 물가상승률은 254.6%로 세계 최고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르헨티나 정부와 전문가들은 그동안 고물가로 인해 소비자들의 구매력이 감소해 소비가 급격히 줄어들면 그 여파로 물가상승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해왔다.
하지만 이처럼 소비 급락에도 불구하고 물가 상승률은 정부 예상치를 넘어서자 정부가 '1+1 할인행사' 등을 물가 고공행진의 '주범'으로 지목한 것이다.
카푸토 장관은 이날 예정된 대형마트 최고경영자들과의 만남에서도 이에 대해 다시 한번 협조를 구할 것이라고 알려졌다.
밀레이 대통령도 LN+ 방송 오전 생방송 인터뷰에서 1+1할인 행사가 아닌 실제 가격이 물가지수에 반영되었더라면 월간 물가상승률은 이미 한 자릿수가 되었을 것이라고 현지 매체 인포바에가 보도했다.
하지만, 아르헨티나 국립통계청(INDEC)은 1+1할인 상품도 물가지수 시장조사 시 여러 조건이 충족되면 물가지수에 반영이 된다고 정부와 다소 상반된 답변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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