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MB) 전 대통령은 12일 광우병 사태와 관련, "사실 그때 광우병이 문제가 아니고 이명박 대통령을 끌어내리는 것이란 이야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전문건설공제조합이 개최한 '건설경영 최고경영자(CEO) 과정' 강연에서 "소고기 광우병 (시위)할 때 위원장을 하던 운동권자가 전향했다면서 어디 강연에 가서 그렇게 이야기하더라"라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내가 압도적으로 (대선에서) 당선돼 큰 흔들림은 없었는데, 결국 목적은 나를 흔들려던 것"이라면서 "그러나 나는 못 건드리고 그다음 대통령을 끌어내렸다"고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그러나 (나도) 4대강을 하면서 또 여러 가지로 고통받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언급은 광우병 관련 대규모 시위에 정치적 의도가 깔려있었다는 점을 언급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주력한 '세일즈 외교'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한국만 플러스 성장률을 기록하자 정상외교 무대에서 각국 정상들이 서로 자신의 옆에 다가오려 했다며 "혼밥·혼식할 기회가 없었다"고 말했다.
또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수출과 관련해서는 이미 프랑스의 수주가 내정돼 있었으나, UAE 국왕에게 여러 차례 전화하고 팀을 꾸려 방문하는 등 공을 들인 끝에 '첫 원전 수출'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전 대통령은 "요즘 같은 국빈 초대 이런 게 아니고, 세일즈맨이 가듯이 굴욕적으로 갔다"고 떠올리기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UAE 원전 수출과 함께 서울시장 재직 시 추진한 청계천 복원, 버스전용차로제 도입 등을 거론하며 "뼛속까지 차 있는 기업가 정신으로 거둔 결과"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전 대통령은 최근 베트남을 방문했다며 "베트남은 공산주의지만 어지간한 자유 국가보다 더 기업에 대한 열망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과 기업이 현재 위기"라며 "위기 속에서도 기업에 따라서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여러분은 이 위기에 용기를 갖고 잘 성장하고 대한민국도 잘 성장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전 대통령은 기업가 정신의 핵심 덕목과 관련한 물음에 "종업원들에게 잘해줘서 사기가 오르게 하고, 기업이 잘되는 모습을 보이면 종업원은 또 힘이 난다"며 "국가를 위해서 어떻게 한다기보다 그저 자신이 하는 기업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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