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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스토리] "트라이아웃 공연이 성공 발판…한국도 지역극장 시스템 도입해야"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개츠비, 70억원 들인 시범 무대 호평

본 공연 전 피드백 반영, 작품성 개선

韓도 지역극장 초연 후 서울 공략하면

위험 줄이고 완성도 높아져 관객 만족↑

신춘수 오디컴퍼니 대표. 권욱 기자




“‘위대한 개츠비’는 트라이아웃(시범) 공연부터 좋은 평가를 받은 경우입니다. 그렇게 되면 브로드웨이에서도 좋은 결과를 받을 가능성이 높죠.”

최근 서울 강남구 오디컴퍼니 본사에서 서울경제신문과 만난 신춘수(55) 대표는 “한국에서도 서울에서 대극장 창작 공연을 올리기 전 지방에서 공연을 만들어 오는 형식이 필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신 대표는 4월 25일 뉴욕 브로드웨이 시어터에서 정식 공연을 앞둔 뮤지컬 ‘위대한 개츠비’의 단독 리드 프로듀서를 맡았다. 이번 작품이 브로드웨이에 진출할 수 있던 배경에는 지난해 10월부터 한 달간 뉴저지 밀번 페이퍼밀 플레이하우스에서 열린 트라이아웃 공연의 성공이 있었다. 프리뷰 공연 전부터 객석 1200석을 전석 매진시켰는데 이는 1934년 페이퍼밀 플레이하우스가 개관한 이래 가장 빠른 매진 속도였다고 한다.



평론가들의 호응도 이어졌다. 뉴욕타임스(NYT)는 작품에 대해 “문학적 원형을 그대로 재현하고 있다”면서 “1920년대를 성공적으로 연상시키는 작곡가 제이슨 하울랜드의 음악과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하다. 아르데코 양식(1920년대를 풍미한 미술 양식)이 잘 반영된 무대와 눈부신 의상은 매혹적”이라고 평했다.

트라이아웃 공연이 브로드웨이로 향하는 필수적인 관문은 아니다. 오디컴퍼니의 이전 작품 중 ‘홀러 이프 야 히어 미’는 트라이아웃 공연을 올리지 않고 바로 브로드웨이로 진출한 사례다. 하지만 트라이아웃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칠 경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브로드웨이 본 공연 전 관객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탄탄한 작품을 만들 수 있다.

완성도 있는 트라이아웃 공연을 위해 오디컴퍼니는 선뜻 큰 금액을 투자했다. 신 대표는 “프로듀서에게는 트라이아웃 공연까지가 개발 비용이다. 공연이 전석 매진이 되더라도 프로듀서에게는 돈 한 푼이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라면서도 “브로드웨이 극장주와 투자자들에게 보여지는 자리이기 때문에 과감한 비용을 투자했다”고 밝혔다. 트라이아웃 공연 개발 비용만 60억~70억 원이 들었는데 이는 한국에서 뮤지컬 한 편을 제작하는 총 제작비 수준이다. 신 대표는 “‘위대한 개츠비’하면 떠오르는 여러 가지를 고민하다 보니 원래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은 돈이 들어갔다”며 “덕분에 바로 브로드웨이로 가더라도 손색없는 작품이라는 평을 받았다”고 부연했다.

한국에는 트라이아웃 시스템이 없다. 한국의 뮤지컬 제작자 다수가 토로하는 고민이기도 하다. 신 대표는 서울 공연 전 지역 극장에서 먼저 공연하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그는 “그렇게 되면 지역 극장의 관객은 새로운 작품을 처음으로 만나게 되는 셈이다. 지역 극장이 활성화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 “서울에서 공연할 때도 관객에게 더 완성된 작품을 보여줄 수 있기 때문에 트라이아웃 공연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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