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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선 덜 먹고 중국 수출길은 막혀…문닫는 美 돼지고기 공장

타이슨푸드, 아이오와 공장 영구 폐쇄

스미스필드도 50여곳 돼지농장 중단

닭고기 인기에 돼지고기 수요는 감소

中관세에 해외 수출도 녹록치 않아

미국 육가공업체 타이슨푸드의 아이오와주 페리시 돼지고기 생산시설의 입구 전경. 타이슨푸드는 지난해 돼지고기 사업 부문이 적자를 기록하면서 페리시 생산시설을 영구 폐쇄하기로 했다. AP연합뉴스




미국에서 돼지고기 생산 공장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있다. 치킨의 인기에다 건강식을 찾는 소비자 입맛 변화에 밀려 내수 시장이 쪼그라들고 있는 데다 미중 무역 갈등에 세계 최대의 돼지고기 소비국인 중국 수출도 녹록지 않은 탓이다.

1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미국 최대 육가공 업체인 타이슨푸드는 아이오와주 페리시의 돼지고기 가공 시설을 6월 29일 영구 폐쇄하기로 했다. 이곳은 미국 전체 돼지고기 생산량의 약 2%인 하루 9000마리의 돼지를 도축하는 시설로 현재 1276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또 다른 육가공 업체인 스미스필드도 지난해 12월 유타주의 26개 돼지 농장과 공급계약을 종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업체는 이미 지난해 10월 미주리주의 돼지 농장 25곳도 폐쇄하고 노스캐롤라이나의 돼지고기 생산 공장도 문을 닫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업체들이 공장 폐쇄에 나선 것은 공급 과잉과 수요 감소가 겹쳤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인의 돼지고기 소비는 줄어드는 추세다. 캔자스주립대 연구에 따르면 미국의 돼지고기 수요는 20년 전보다 9% 감소한 반면 생산량은 같은 기간 25%나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같은 과잉 공급으로 미국 돼지고기 업체의 이익률은 1998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타이슨푸드는 지난 회계연도 기준 돼지고기 사업에서만 1억 2800만 달러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미국 소비자들이 돼지고기를 덜 찾는 것은 저렴한 닭고기 선호 현상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인 1인당 치킨 소비량은 2000년 77파운드였지만 올해 100파운드를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돼지고기 소비는 1990년 이후 1인당 50파운드 수준에서 큰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으며 향후 10년 간 2.2파운드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데이비드 뉴먼 전미돼지고기위원회 부대표는 “소비가 줄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미래 소비자를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미국 돼지고기 산업에서 25% 안팎을 차지하는 해외 수요 급감도 큰 변수다. 특히 세계 최대 돼지고기 수요처인 중국으로의 수출 급감이 직격탄이 됐다. 2018년 미중 갈등이 본격화화면서 25%의 추가 관세 등으로 중국으로의 수출이 어려움을 겪었다. 2019년 전후 아프리카돼지열병으로 중국 돼지 개체 수가 반토막 났을 당시 일시적으로 관세가 인하되면서 수출이 늘었지만 다시 관세를 올린 뒤에는 수출이 쪼그라들었다. 실제로 미국 농무부에 따르면 미국산 냉장·냉동 돼지고기의 중국 수출은 2020년 16억 4800만 달러 규모에 달했지만 지난해에는 3억 8650만 달러로 급감했다. WSJ는 “중국 내 돼지 공급이 재개되면서 지난 2년간 중국 수출이 급감했다”며 “이로 인해 미국 내 공급 과잉 압력은 더 커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사정은 나아지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리 슐츠 아이오와주립대 경제학 교수는 “지난해 돼지고기 생산 업체의 손실은 돼지 한 마리당 평균 32달러였으며 올해는 18달러일 것”이라고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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